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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위스키 오크통에 담겼던 맥주, 그 맛이 궁금하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68)  

제주맥주가 스코틀랜드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파크(HIGHLAND PARK)’의 오크통을 사용한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 - 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을 이번 달 출시한다. 이 맥주는 하이랜드파크 위스키를 12년 동안 숙성하던 오크통에 제주맥주의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약 11개월간 숙성시켰다. 로스팅 몰트의 커피, 초콜릿 맛과 하이랜드파크 특유의 스모키한 아로마가 섞였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코올 도수는 13.5도, 용량 750mL.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 - 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 [사진 제주맥주]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 - 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 [사진 제주맥주]

‘임페리얼 스타우트’라는 이름은 ‘러시안 임페리얼 스타우트’에서 왔는데, 1700년대 영국에서 러시아 황실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맥주였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러시아까지 뱃길에 맥주가 변질되는 걸 막기 위해 홉을 많이 사용했다. 홉 때문에 맥주가 써지는데, 검게 구운 보리에서 나는 커피, 초콜릿, 캐러멜 풍미로 쓴맛을 잡아낸다.

하이랜드파크(HIGHLAND PARK)는 1798년, 스코틀랜드 오크니(Orkney) 섬에 세워진 증류소다. 처음부터 증류소 이름이 하이랜드파크였다는 설도 있지만, 로즈뱅크(증류소 근처 지명)였다는 소문도 있다. 많은 스코틀랜드 증류소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계속 주인이 바뀌었다. 1979년에 첫 오피셜 싱글몰트 위스키, ‘하이랜드파크 12년’이 발매됐다. 맥캘란 브랜드로 유명한 에드링턴과 글렌피딕 브랜드로 유명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공동 설립한 회사 산하에도 있었다가, 현재는 에드링턴 산하의 브랜드가 됐다.

하이랜드파크 1967, 24년. [사진 김대영]

하이랜드파크 1967, 24년. [사진 김대영]

하이랜드파크의 특징이라면 역시 ‘피트(Peat)’. 피트는 식물이 땅속에 묻혀 반쯤 탄화된 것으로, 이것을 태워 맥아를 건조하면 위스키에 특유의 스모키한 향이 배어든다. 스코틀랜드의 아일라(Islay) 섬 증류소가 피트 건조된 맥아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오크니 섬 하이랜드파크 증류소도 피트 건조를 한다. 하이랜드파크 증류소의 연간 위스키 생산량은 약 250만 리터인데, 이 중 약 30%는 직접 피트로 건조한 맥아를 사용한다.

제주맥주와 하이랜드파크가 만난 것처럼, 많은 맥주 양조장이 피트 위스키 캐스크로 맥주를 숙성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헤멜 앤 아르데'는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의 보모어 증류소 오크통에서 숙성한 맥주를 출시했다. 덴마크 아마게르(Amager) 양조장의 임페리얼 스타우트 맥주, '블랙 도널드'도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 라프로익 캐스크에서 숙성했다. 피트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임페리얼 스타우트 피트 위스키 배럴 에이징 맥주'도 도전해보자.

헤멜 앤 아르데 보모어(Bowmore) 배럴 에이지드 임페리얼 스타우트. 보모어 위스키 오크통에 숙성한 임페리얼 스타우트 맥주. [사진 김대영]

헤멜 앤 아르데 보모어(Bowmore) 배럴 에이지드 임페리얼 스타우트. 보모어 위스키 오크통에 숙성한 임페리얼 스타우트 맥주. [사진 김대영]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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