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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자찬하더니" 이태원 클럽 쇼크, 정부 비판한 원희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주공항 야외에 설치된 돌하르방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공항 야외에 설치된 돌하르방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최충일 기자

청정 제주도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 우려에 휩싸였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찾은 후 제주로 돌아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 A씨가 제주시 소재 더고운의원 피부관리사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14번째 환자인 A씨와 제주에서 접촉한 인원은 병원 방문객과 의료진 등 140명으로 파악됐다.

14번째 확진자 병원근무하며 140명 접촉 #제주 이태원 방문자 21명 중 20명은 음성 #원 지사 “이태원 클럽 감염사태 교훈 삼자” #더민주 제주 “중앙정치 이슈몰이 그만둬라” #11번 확진자는 세번째 재확진 재입원 조치

 또 A씨를 포함해 최근 제주에서 이태원 일대를 찾은 방문자는 21명이다. 18명은 도 보건당국에 자진해 신고했다. 다른 3명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명단을 통보 받았다. 이 중 기존 14번 확진자를 제외한 제주 거주하는 이태원 방문자 20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7일 오후 경기 용인 20대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의 모습. 뉴시스

7일 오후 경기 용인 20대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의 모습. 뉴시스

 21명 중 2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방역당국은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재검사시 결과가 바뀌어 양성 판정이 나올 수 있어서다. 제주도는 재확진 가능성에 대비해 음성판정을 받은 20명에 대해서도 2주일간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1대1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도내 14번 확진자와 이동 동선이 겹친 도민 중 코로나19 의심 유증상자는 관할 보건소로 즉시 자진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 도내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클럽 등 총 1397곳에 대해 다음 달 7일까지 21개 반 47명으로 점검반을 구성해 방역 준수사항 이행 등에 대한 실태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도민 불안이 확산되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원 지사는 지난 10일 오전 브리핑에서 “너무나 안타깝다. 황금연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는데 들뜬 분위기 속에서 방역망에 구멍이 발생했다”며 "자화자찬하는 순간 그틈을 바이러스는 치고 들어온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가 황금연휴를 맞이해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 철저한 방역을 주문했다. 왼쪽은 제주국제공항 입구에 세워진 돌하르방에 마스크가 씌어진 모습. 연합뉴스·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가 황금연휴를 맞이해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 철저한 방역을 주문했다. 왼쪽은 제주국제공항 입구에 세워진 돌하르방에 마스크가 씌어진 모습. 연합뉴스·뉴스1

 또 그는 "생활 방역 전환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거나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잘못된 신호를 국민에게 줘서는 안된다”며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사태를 이러한 교훈을 얻는 사례로 삼아서 앞으로는 자화자찬과 들뜬 마음으로 당국이 휩쓸려가지 않았으면 한다”며 정부를 향한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제주도는 전국적인 생활방역 전환에도 오는 20일까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원 지사의 이런 현 정부 비판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도의원들은 11일 ‘중앙정치를 위한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29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원 지사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정부의 코로나 방역 성공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인한 것’으로 호도하면서 국민적 어려움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또 “원 지사는 더 이상 중앙정치를 위한 이슈몰이를 그만두고, 제주에서의 2차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 방역조치와 자영업자,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주대병원에 들어간 후 병원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주대병원에 들어간 후 병원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도내 11번째 코로나19 확진자 B씨(30대 남성)가 퇴원 후 검사에서 세번째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제주대병원 음압 병실에 재입원 조치했다. 남미 여행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9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알려진 B씨는 지난달 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격리 해제 기준을 충족해 지난달 21일 최초로 퇴원했다. 이후 지난달 27일 재양성 판정을 받아 다시 입원한 후 다시 격리 해제 기준을 충족해 지난 5일 퇴원한 바 있다. B씨는 제주도 퇴원 환자 관리 지침에 따라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었으며, 보건 당국의 모니터링을 받아왔다.

 11일 현재 제주도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4명이다. 이중 이태원 클럽 확진자 A씨(14번)와 세번째 재확진 판정을 받은 B씨(11번) 등 2명이 격리돼 입원 중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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