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원 산간지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11일 “오후 7시 45분 북한 강원 평강 북북서쪽 32㎞ 지점 깊이 16㎞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강원‧경기‧서울‧인천 지역까지 최대 진도 Ⅱ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진도 Ⅱ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정도의 흔들림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해 오후 8시 현재 서울 4건, 경기 31건, 강원 4건 등 수도권과 강원도에서 총 39건의 유감신고(지진 흔들림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지금까지 경기‧서울‧강원에서 유감신고가 있었지만, 대부분 조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지진 났던 위치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자연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윤 사무관은 “지진파의 상하 진동폭(S파)이 좌우 진동폭(P파)보다 큰 형태로, 자연지진의 파형”이라고 설명했다.
지진이 발생한 곳은 위도 38.68, 경도 127.18 반경 2.5㎞ 내 구역이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점과 유사한 위치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2016년 8월 28일 규모 2.4의 지진을 시작으로 이번이 6번째다. 그간 2.4→2.6→2.3→2.9→3.5→3.8로 규모가 미세하게 커졌다.
가장 직전에 발생했던 지난해 9월 21일 지진은 처음으로 규모 3.0을 넘겼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점에서 반경 1㎞, 깊이 17㎞ 지점에서 발생해 규모 3.5, 최대진도 Ⅱ를 기록했다. 11일의 지진과 거의 같은 형태다.
두 단층 옆으로 비껴나며 발생
기상청은 지난 9월 지진의 원인을 '단층이동'으로 분석했다. 기상청 우남철 분석관은 “지난해 9월 지진과 거의 같은 위치, 같은 이유로 발생한 지진일 가능성이 크다”며 “당시는 두 단층이 옆으로 비껴나며 진동이 생기는 ‘주향이동단층’의 형태였는데, 한반도에 가장 흔한 형태의 지진”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1978년 이후 반경 50㎞ 내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18건 발생한 지진 빈발 지역이다. 우 분석관은 “이번 단층의 움직임도 자세히 분석해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