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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되자 "내가 갓갓' 자백···안 잡힌다던 그놈, 24세 대학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원조 격인 ‘n번방’운영자 ‘갓갓’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강정현 기자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강정현 기자

경찰에 붙잡히자 "내가 갓갓" 대학생의 자백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1일 피의자 문모씨(24)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성착취물 제작ㆍ배포 등)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문씨는 경기도 안성 거주 남자 대학생이었다. 경찰은 문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지난 9일 긴급 체포한 뒤 조사 과정에서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갓갓은 텔레그램 상에서 가장 먼저 미성년자를 비롯한 피해자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인물로 지목된다. 1번부터 8번까지 번호를 매기면서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해 n번방이라는 속칭이 붙었다. 지난 3월 검거된 조주빈(25)이 갓갓의 n번방을 모방해 ‘박사방’을 운영했다.

“수능 준비해야 한다”며 고교 3년생인 척

갓갓은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n번방을 떠난 뒤 한동안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돌연 1월 박사방에 나타나 조주빈과의 대화에서 자신은 “문상(문화상품권)만 받아서 추적해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가 하면 “핸드폰을 버리면 증거가 없어서 자수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생인 문씨가 자신을 수능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생인 것처럼 설명했지만 이는 수사 회피를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이 갓갓의 검거가 임박했음을 암시한 것은 지난주 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4일 “(갓갓을 검거하기 위한) 상당한 단서를 확보했다”며 “이 단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입증하기 위한 증거 자료를 선별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최고 베테랑 사이버수사관을갓갓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경북경찰청에 투입해 검거를 돕도록 했다.

갓갓까지 붙잡히면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주요 운영자들은 모두 검거에 성공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그동안 성착취물 유통뿐만 아니라 제작에까지 관여한 ‘n번방’‘프로젝트 N방’‘박사방’ 등 3대 텔레그램 대화방 관련자들을 뒤쫓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현재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N방 운영자 배모군(닉네임 로리대장태범) 모두 구속 상태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안성 거주 갓갓도 신상 공개될까 

갓갓의 신상정보가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박사방 관련 주범인 조주빈과 공범인 ‘부따’ 강훈과 ‘이기야’ 이원호 육군 일병 등에 대한 신상이 공개됐다. 경찰은 갓갓이 구속되면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경찰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7일까지 517건을 수사해 430명을 검거, 70명을 구속했다. 피의자는 20대가 173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134명), 30대(90명), 40대(25명), 50대 이상(8명)이 뒤를 이었다.

안동=김정석 기자,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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