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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는 낼 수 있을까? 베이징 최저임금 37만 8,334 원

중앙일보

입력

경제는 거의 멈췄다. 올해 초 코로나 19로 수입이 크게 줄었고, 실업률도 급증했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크고 작은 소란도 일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코로나 19 전염 발생 통제 기간 근로관계 문제의 적절한 처리에 관한 통지문〉(2020.01.24)을 발표했다.

「기업이 임금 지급 기간 조업을 중단할 경우 기업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근로자가 정상 노동을 제공하면 임금은 현지 최저임금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 〈코로나 19 방역 기간 근로관계 문제의 적절한 처리에 관한 통지문 중 일부>」

 그렇다면 중국의 최저임금은 얼마일까?  

 지난 4월 26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중국 내 여러 지역에 대한 월 최저 임금과 시간당 최저 임금 표준을 발표했다.

중국 월 최저 임금과 시간당 최저 임금 표준

중국 월 최저 임금과 시간당 최저 임금 표준

 중국은 한국과 달리 최저임금이 전국적으로 통일되지 않는다. 중국 내 지역 간 경제 발전이 불균형하게 이루어져 임금과 물가 수준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최저 임금과 시급은 현지 도시민의 생활비용 수준, 근로자의 평균임금 수준, 실업률, 노동생산성, 지역 간 경제발전 수준 변화, 소비자 물가, 주택 공급 자금 데이터 등을 고려하여 책정된다.

 또한 중국의 경우 월 최저임금과 시간 최저임금의 두 가지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월 최저임금의 경우 전일제 근로자(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며, 시간 최저임금, 즉 최저시급은 비전 일제 근로자(하루 4시간, 주당 24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바이두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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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상하이, 베이징, 광둥, 톈진, 장쑤 성, 저장, 선전의 월별 최저 임금이 2,000위안(약 34만 8000원)을 넘어섰다.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지역은 상하이로 월 2480위안(약 42만 9천 원)이다. 최저임금이 가장 낮은 지역은 안후이 성으로 월 1550위안(약 26만 6천 원)이다.

 시간당 최저 임금 기준을 보면 베이징, 상하이, 톈진 및 광둥의 시간당 최저 임금 기준은 20위안(약 3,400원)을 초과했으며, 베이징은 시간당 24위안(약 4,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지역은 칭하이로 15.2위안(약 2,600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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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에 들어 푸젠, 칭하이, 광신은 최저 임금 기준을 높였다. 사전 조정 기간과 비교하여 월평균 임금은 8.4% 증가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3.3%다. 2020년 1월 1일 최저임금을 1500위안으로 책정했던 칭하이 성은 4월에 들어 1,700위안으로 조정했다. 두 달 사이에 13.3%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1680위안, 1450위안, 1300위안 수준이었던 광기의 최저임금은 올해 들어 각각 1810, 1580, 1430위안으로 조정되었다.

그렇다면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최저임금은 얼마일까? 

2200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37만 원 정도다. 평범한 초보 직장인이 그 정도 급여로 생활이 가능할까? 주택 월세와 비교해보자.

베이징은 중국 본토 내에서 빈부 격차가 극심한 곳으로 정확한 평균을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평균 월급 대비 월세에서 베이징은 97.2%였다.  한 사람이 베이징에서 집 한 채를 임대하려면 월급의 90% 이상을 월세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베이징은 2016년 기준 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주택 임대료를 감당하기 가장 힘든 곳으로도 꼽혔을 정도다.

지난달 중순 한 언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퉁저우 通州에 방 두 개짜리 집을 가지고 있는 L 씨는 몇 주째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엔 월세가 5300위안(91만 원 상당)이었는데, 지금은 4600~4800위안(80만 원 상당)까지 낮췄다고 전했다.

아래는 중국의 부동산 임대 중개 사이트 주루(自如)의 캡처다. 주 이용 고객은 25~35세 사이의 사회 초년생이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중국의 차오양 구의 시세를 알아보았다.

베이징 차오양구朝陽 셰어하우스의 평균 월세는 2900~3000위안(50만 원 상당) 초반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중국 ziroo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 차오양구朝陽 셰어하우스의 평균 월세는 2900~3000위안(50만 원 상당) 초반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중국 ziroo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 차오양구朝陽 일반 원룸 평균 월세는 6000~7000위안(111만 원 상당) 초반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중국 ziroo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 차오양구朝陽 일반 원룸 평균 월세는 6000~7000위안(111만 원 상당) 초반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중국 ziroo 홈페이지 캡처

 위와 같이 중국 베이징 차오양 구의 셰어하우스는 월 3000위안, 방 전체 임대 비용은 평균 6500위안 상당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방은 상당 수준의 '고급'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했다. 최저임금 대상 직장인은 넘볼 수 없다. 그러나 시내 방 월세가 최저임금보다 높다는 건 소득 불평등,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제도 시행은 근로자의 노동권리와 합법적인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실행하는 제도다. 또한, 부당한 근로자의 노동비 삭감을 방지함과 동시에 임금 공제를 하기 위함이다. 중국 최저임금제도는 정부의 거시적인 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겠지만,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효율성과 공평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베이징 직장인의 삶은 여전히 고달파 보인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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