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맛 좋고 인테리어 뛰어난 그 식당, 왜 파리 날리지?

중앙일보

입력 2020.05.11 08:00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36)

식당 주인이 어떤 컨셉으로 운영해야 할지 모른다면 성공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외식업에서 컨셉 개발은 어느 특정 지역에 식당을 운영한다는 전제 아래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메뉴를 계획하고, 식당 분위기를 연출하며, 음식을 서비스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규모가 큰 외식업체인 경우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미래 전략과 전술, 투자액 산출 등 기획과 재무 부문을 컨셉 개발에 포함하기도 한다.

분위기라는 것은 정의하기 어렵다. 객석 홀의 내부장식 디자인을 분위기 조성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분명히 인테리어는 식당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그 디자인 때문에 분위기는 어느 정도 잡힌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동시에 다른 식당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디자인이 뛰어나다고 해서 바로 좋은 분위기의 식당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디자인은 매우 잘 되어 있는데도 분위기가 좋다고 할 수 없는 식당도 많다.

이처럼 식당의 분위기를 정의 내리기가 어려운 것은 그것이 매우 감각적이고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식당의 분위기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공기와 같은 것이다. 바삐 돌아가는 일상에서 소홀히 해버리기 쉽다. 그러나 공기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고객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에서 유명한 외식업 경영인 중 한 사람인 데이브 토마스는 KFC의 창업자 코로넬 샌더스와 치킨 프랜차이즈 영업을 위해 1950년 중반에 미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패스트푸드 및 식당 체인의 컨셉 설정을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의 생각은 후에 KFC와 웬디스의 성공에 밑거름이 되었고, 지금은 체인 식당 및 패스트푸드 컨셉 설정의 교본처럼 여겨지고 있다.

미국의 외식업 경영인 데이브 토마스는 KFC의 창업자 코로넬 샌더스와 치킨 프랜차이즈 영업을 위해 미국 전역을 두루 여행하면서 패스트푸드 및 식당 체인의 컨셉 설정을 많이 배웠다고 한다. [사진 Pixabay]

미국의 외식업 경영인 데이브 토마스는 KFC의 창업자 코로넬 샌더스와 치킨 프랜차이즈 영업을 위해 미국 전역을 두루 여행하면서 패스트푸드 및 식당 체인의 컨셉 설정을 많이 배웠다고 한다. [사진 Pixabay]

그가 생각했던 웬디스의 컨셉은 ‘남들보다 더 큰 햄버거에 내용물은 풍부히’, ‘메뉴 수는 대폭 줄이되, 제공되는 메뉴는 뛰어난 맛을 항상 유지할 것’, ‘경쟁자와 다른 식당 이미지를 창출할 것’ 등이었다. 이런 기본적인 관점에서 출발해 웬디스는 당시 다른 햄버거 식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 차별화란 셀프서비스이지만 종업원들이 테이블을 항상 깨끗이 치우고,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 집중적인 마케팅을 하며, 경쟁사보다 더 큰 햄버거를 더 싼 값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복고풍의 식당 테마, 카펫 깔린 바닥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도 고려했다.

이런 단순하고 명쾌한 컨셉 덕분에 웬디스는 현재 미국 내에서 4000개 이상의 햄버거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이 되었다. 웬디스의 사례를 가지고 패스트푸드의 컨셉을 정의한다면 아래 내용이다.

패스트푸드의 컨셉
- 제한된 메뉴
- 강력한 마케팅 전략
- 고객을 유인할 만한 시설 및 데코레이션
-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내부 관리 능력
- 균질한 품질 유지하기 위한 프로세스
- 지속적인 시장 확대

외식업 컨셉 설정 및 영업에는 Menu(메뉴), Market(목표시장), Money(자금), Management(경영능력), Method of Execution(실행방법) 등 ‘5M’이 중요하다.

첫째, 외식업 컨셉 및 영업을 하기 위해 메뉴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메뉴는 외식업 컨셉과 영업 성공의 성패를 쥐고 있는 제1요소이기 때문이다.

둘째, 기업이나 개인이 시장 선정과 관련해 공통으로 저지르는 실수는 시장 조사를 성실히 하고도 얻어진 결과를 기본으로 마케팅을 실행하지 않는 것이다.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했더라도 직관과 경험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우를 범하곤 한다. 외식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하려고 하는가,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만한 적정 규모의 시장인가, 타깃 시장이 원하는 메뉴는 무엇인가, 어떤 차별적인 요소를 부각해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할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셋째, 식당을 오픈하거나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획 비용, 건물 건축 및 리뉴얼, 조리기구 및 식기, 집기, 유텐실, 가구 및 각종 비품류, 데코레이션, 영업 운전 비용 등에 소요될 자금이 필요하다. 식당의 컨셉에 따라 필요자금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만큼 될 수 있으므로 자금 부분도 컨셉설정 및 영업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넷째, 작은 식당에서는 창업자의 성향에 따라 영업이 진행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외식 기업에서는 팀 단위로 운영된다. 이 경우 영업 정책은 매뉴얼의 형태로 쓰이고 공유돼야 한다. 외식업에 있어 경영능력이란 커뮤니케이션 능력, 강력한 조정 능력, 종업원과의 견고한 인간관계, 뚜렷한 경영철학, 확실한 업무 지침 등을 들 수 있다.

외식업 컨셉 설정 및 영업에는 Menu(메뉴), Market(목표시장), Money(자금), Management(경영능력), Method of Execution(실행방법) 등 ‘5M’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외식업 컨셉 설정 및 영업에는 Menu(메뉴), Market(목표시장), Money(자금), Management(경영능력), Method of Execution(실행방법) 등 ‘5M’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마지막으로 현실적으로 영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음식을 생산할 것인가, 어떻게 시스템과 인력을 컨트롤하는 것인가에 대한 컨셉을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전통적인 방법으로 싱싱한 식자재를 전처리해 조리할 것인가, 아니면 외부에서 반제품 또는 완제품을 구매할 것인가 하는 판단은 주방의 전체공간 또는 저장고, 냉동, 냉장 공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주방인력의 수나 능력도 주방 생산방법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다. 또 종업원 스케줄, 운영시간, 인력 배치, 종업원 복리후생, 종업원 숙련도, 종업원 관리 감독 체계 등을 결정해야 한다.

식당의 성공은 고객 중심의 메뉴선정, 목표 시장의 명확한 설정, 투입자금의 조달 및 경영능력, 고객 만족을 끌어낼 수 있는 프로세스의 표준화 및 운영능력 배양 등 복합적 요소가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통일된 컨셉을 고객에게 성공적으로 인식시키는 데에 달려있다. 외식업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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