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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지나자 '이태원 악재' 덮쳐…제주 예약률 또 반토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오전 제주 대표 관광지인 용두암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10일 오전 제주 대표 관광지인 용두암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10일 오전 10시 제주 대표 관광지 용두암. 공항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제주를 떠나기 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의 주차장은 한산한 모습이다. 렌터카를 이용해 이곳을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 몇 팀만 보일 뿐이다. 특히 단체관광객이 이용하는 대형버스 주차장은 완전히 텅 비어있다. 인근의 토산품점 등 상가들도 모두 손님이 거의 없는 모습이다.

황금연휴 하루 2만8000명→주말 2만명으로 줄어 #서울 클럽 찾은 30대녀 확진 지역사회 확산 우려 #숙박·렌터카 업계 반토막, 항공업계도 다시 긴장 #제주관광업계, 6월부터 예년 70~80% 회복 기대

 비슷한 시각 제주국제공항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황금연휴(일주일) 기간 19만6138명이 찾아 북적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휴기간에는 하루 2만8000여명 꼴로 제주를 찾았다. 제주관광업계가 애초 예상했던 17만9060명보다 9.5%(1만7078명) 증가했다. 이와 대비해 지난 9일(토요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만92명에 그쳤다. 평일인 금요일(8일) 1만9023명에 비해 불과 1만명 정도가 늘어난 수치다. 황금연휴의 끝물 여파로 연휴 이전 하루 제주 방문객수인 1만8000여 명보다는 여전히 많다. 하지만 하루 4만여명 이상이 찾던 예년 봄철 성수기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출발대합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출발대합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게다가 지난 9일 오후 9시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제주도까지 번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제주는 다시 긴장에 휩싸였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 킹클럽에 다녀온 지역 의원 직원 A씨가 지난 9일 오후 9시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도내 14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 8일 오후 제주 5번 코로나19 확진자를 끝으로 누적 확진자 13명이 차례로 퇴원하게 되면서 치료 중인 확진자가 없었다.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 게이트 앞 횡단보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 게이트 앞 횡단보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당장 제주도 관광업계는 이번 황금연휴 기간이 끝나자 예약률이 반 토막이 났다. 제주도내 한 특급호텔은 황금연휴기간90%에 육박했던 예약률이 다시 40%대로 급락했다. 렌터카 업계의 불황은 더 심각하다. 연휴기간에는 할인율 적용 없는 정상가격에도 90%대의 렌터카 예약률을 보였지만, 이후 20% 정도로 70%p 가까이 감소했다. 항공업계도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한 대형 항공사의 경우 황금연휴 일부 날짜에는 90% 넘는 높은 예약률을 보였지만, 이번 주말 김포-제주 노선은 코로나19 이전의 50∼70%로 떨어졌다.

10일 오전 제주 대표 관광지인 용두암 산책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10일 오전 제주 대표 관광지인 용두암 산책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관광업계에서는 최근 제주에 추가 확진자가 없었고, 황금연휴로 2주간 연장된 제주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오는 20일 이후에는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며 “이번에 이태원발 확진자가 다시 나오면서 이런 기대도 다시 우려로 바뀌었다”고 했다.
다만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방역을 철저히 하고,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6월 이후 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70∼80%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혼부부는 물론 가족단위 관광객 등 제주도로 여행하는 국내 관광객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1분기 제주의 소매와 서비스업의 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도드라졌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제주의 소매 판매가 지난해보다 14.8%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로 제주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다. 특히 중국 유커(遊客·중국인 단체 관광객)와 다이궁(代工·중국인 보따리상)의 면세점 판매액이 47.0% 급감한 것이 영향을 끼쳤는 분석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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