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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빠던'은 처음이지? 코로나19 방역 상징 된 K-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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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 Flip’→‘빠던(Bbadun)’, ‘NC 다이노스’→‘노스캐롤라이나(NC) 다이노스’. 한국 프로야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타고 종주국 미국으로 역수출된 뒤 이슈의 중심에 섰다. 이번주 개막한 프로축구도 해외 중계권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K-방역'이 세계 각국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스포츠가 그 상징으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에서 먼저 재개된 스포츠 시즌이 기약 없이 중단 중인 해외 스포츠 시장의 빈자리를 메우는 모양새다.

올해 KBO 리그는 하루 확진자가 10명 내외로 줄어듦에 따라 지난 5일 시작됐다. 대만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개막이다. 마스크 쓴 심판, 무관중 경기 등이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면서 개막전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야구 시즌이 진행되긴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심지어 백악관 내에서 잇따른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수뇌부의 안전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 걸까. 스포츠에 목마른 미국의 선택은 ‘K-야구’였다. 미 ESPN 방송사가 중계권을 사면서 현지시간 새벽에 한국 경기를 생중계해주고 있다. KBO 리그를 처음 접한 미국 팬들은 SNS를 통해 한국 응원팀 고르기, ‘빠던’ 영상 공유에 나섰다.

프로야구가 개막한 5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관중이 없어도 치어리더들의 응원은 이어졌다. 장진영 기자

프로야구가 개막한 5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관중이 없어도 치어리더들의 응원은 이어졌다. 장진영 기자

타격 후 배트를 집어 던지는 세리머니인 ‘빠던’(빠따 던지기)은 메이저리그에선 금기에 가깝지만, 국내 선수들에겐 익숙한 풍경이다. “미국 도입이 시급하다”는 반응과 함께 한국식 ‘빠던’을 재현해보는 SNS 영상도 속속 올라온다. 심지어는 골프 클럽을 던져버리는 ‘클던’도 등장했다.

경남 창원에 연고를 둔 NC 다이노스는 같은 이니셜을 가진 미 노스캐롤라이나(NC)주의 응원 대상이 됐다. 공교롭게도 노스캐롤라이나에는 메이저리그 팀이 없다. 로이 쿠퍼 주지사(민주당)까지 NC 응원에 등판했다. 피자를 들고 있는 개그맨 김준현의 외야 펜스 광고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K리그 관련 기사도 유럽 등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도 K리그 개막전 중계에 나섰다.

스포츠뿐만이 아니다. 한국이 코로나19 관리 모범국으로 떠오르면서 각 분야에서 ‘K-방역’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검사의 핵심인 진단 키트는 미국 등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출액은 3월 대비 8배 이상 늘어난 2억123만달러(약 2457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가 지난달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브카시에 설치한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 진료소. 연합뉴스

현대차가 지난달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브카시에 설치한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 진료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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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활발히 이뤄진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 방식의 선별 진료도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벤치마킹에 나섰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새로운 ‘수출 역군’들이 속속 등장하는 셈이다.

다만 완전히 마음을 놓기엔 이르다. 이태원 클럽발(發) 새로운 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하루 확진자 수는 10일 0시 기준 34명으로 다시 급증했다.

프로 스포츠 진행에 아직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유행 확산 시 언제든 시즌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순차적 등교가 이뤄지는 학교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K-야구, K-방역의 수출이 계속 이어지려면 생활 속 거리두기와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 대책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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