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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세계경제포럼이 알프스 산골서 열리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스위스 다보스

다보스(Davos)는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 주에 속한 소도시입니다. 세계경제포럼 개최지로 유명한 곳이지요. 스위스 하면 융프라우나 체르마트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다보스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휴양지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이 다보스에서 열린 사연이 재미있습니다. 포럼 창립자인 독일인 교수 클라우스 슈바프의 단골 휴양지가 다보스였다는군요. 포럼이 시작된 1971년. 회원들이 다보스 인근 도시 쿠어(Chur)를 추천했지만, 슈바프 교수는 다보스의 경치가 월등하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마스 만의 소설 『마의 산』은 다보스가 배경입니다. 폐렴에 걸린 아내가 다보스에서 요양을 했고, 작가도 3주 동안 아내를 돌봤습니다. 그 경험이 소설의 뼈대를 이뤘습니다. 당시 요양소에서는 작가도 폐렴에 걸린 것 같다고 했지만, 치료를 거부했다 합니다. 작가와 아내가 머물던 요양소는 지금 호텔로 쓰이고 있습니다.

다보스를 가보면 압도적인 풍광은 없습니다. 그 점이 도리어 매력적입니다. 도시를 두른 2000m급 산은 사람을 윽박지르지 않습니다. 포근히 품어줍니다. 풀 뜯는 소를 보며 온통 초록인 산길을 걸으면 모든 병이 나을 것만 같습니다. 세계의 경제 현안을 고민하는 회의가 다보스에서 열리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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