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여당에 협조할 건 과감히 협조…김종인 곧 만날 것”

중앙선데이

입력 2020.05.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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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호 09면

8일 미래통합당 당선인 총회에서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권영세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종배 신임 정책위의장. [뉴스1]

8일 미래통합당 당선인 총회에서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권영세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종배 신임 정책위의장. [뉴스1]

8일 열린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갑)이 84표 중 59표를 획득, 25표에 그친 권영세 의원(4선·서울 용산)을 물리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주 의원과 조합을 이룬 이종배 의원(3선·충북 충주)은 정책위의장을 맡게 됐다.

‘수퍼 여당’ 맞설 통합당 새 원내대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폐지 안 돼
미래한국당과 통합 빠르면 좋아
혁신비대위 기간 갖고 운영 바람직

주 원내대표의 완승이었다. 통합당 당선인 84명(미래한국당 제외) 중 무려 70.2%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핵심 변수인 영남(56명)과 초선(40명)의 표심이 주 원내대표에게 쏠렸다는 평가다. “토론 시작 후 5분 만에 마음을 정했다. 선거 패인 분석 등에서 주 후보쪽 의견에 더 공감이 됐다”(수도권 초선 의원)는 반응이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대구·경북(TK) 최다선 의원으로 당내 대표적인 전략·정책통으로 꼽힌다. 4·15 총선에서는 원래 지역구(대구 수성을)가 아닌 인근 지역구(대구 수성갑)에서 출마해 여권 잠룡인 김부겸 의원을 꺾고 5선 고지를 달성했다.

5선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당선인 대변인과 특임장관 등을 지내 원조 친이계 인사로 분류된다. 친박·비박계 갈등이 극심했던 20대 총선(2016년) 때는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했고 이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바른정당으로 탈당하기도 했다. 이후 바른정당 초대 원내대표를 맡았지만 보수 통합을 명분으로 그해 11월 당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우리 당은 바닥까지 왔다. 1∼2년 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재집권할 수 없고 그야말로 역사에서 사라지는 정당이 될 것이라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 사퇴 후 공석인 당 대표의 권한도 대행한다. 주 의원은 당장 ①거대 여당과의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은 물론 ②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여부에 대한 결론 ③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④무소속 당선인 복당 문제 등 다양한 숙제를 안게 됐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거대 여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건가.
“현실적인 의석 차이를 인정하고 국정에 협조할 건 과감하게 협조하겠다. 하지만 소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으면 국가 운영에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여당이 명심해 줬으면 한다. 김태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협상 경험도 많고 정책위의장도 지내 상생과 협치를 위한 틀을 잘 만들어나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김 원내대표도 이날 주 원내대표에 대해 “대표적인 국회의 신사로 내공이 아주 깊은 분이다.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공약으로 내세운 국회 법사위의 법안 체계·자구 심사 권한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심사권을 법안 지연 수단으로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1년에 위헌 법안이 10건 나온 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없앤다는 건 위협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김종인

김종인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나.
“실패를 성찰하고 반성할 기회도 갖지 않은 채 8월 이전에 조기 전당대회를 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혁신 비대위가 어느 정도 기간을 갖고 운영되는 것이 맞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찾아뵙겠다. (비대위 활동 기간을 8월까지로 제한한) 당헌 개정은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김 내정자와도 상의해 조속한 시일 안에 방안을 찾겠다.”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문제는.
“(통합이) 가급적 빠르면 좋다고 생각한다.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협의하도록 하겠다.”
홍준표 전 대표와 권성동 의원 등 무소속 당선인 복당 문제는.
“복당 신청을 하면 시·도당과 최고위 승인 과정을 거치게 돼있는 만큼 그 협의체에서 결정을 하되 원칙적으로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주 원내대표는 여의도연구원 등 당 조직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상황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시대에 이미 과학이 된 선거를 우리는 우리만의 폐쇄된 신념으로 민심을 파악한 뒤 승리를 예상했다”며 “여의도연구원을 제대로 된 정책·정보 센터로 조속히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을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 등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 “위원회에 있기 어려운 사정이 생기면 몰라도 국민의 다수 총의에 의해 당선된 국회의원에 대해 다른 정당이 ‘어느 상임위에 가는 게 맞다, 맞지 않다’고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TK 출신 원내대표 선출로 인한 ‘영남 자민련’ 전락 우려에 대해선 “어려울 때마다 우리 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영남 지지자에게 ‘영남당이 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가두는 자해적·자학적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한영익·윤정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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