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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참사’ 재발 막는다…“창고에 샌드위치패널 전면 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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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화재가 난 경기도 이천시 물류창고 현장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요원들이 사고 원인을을 찾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29일 화재가 난 경기도 이천시 물류창고 현장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요원들이 사고 원인을을 찾고 있다. 중앙포토.

창고나 공장을 지을 때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사용을 전면 제한한다. 지하 공간에서는 유증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레탄 뿜칠 작업 관리 방안도 검토한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다.

김현미 “후진국형 사고 뿌리 뽑겠다” #지하, 우레탄 뿜칠 작업 관리 강화 #내부 단열재도 화재성능 기준 추가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건설현장 화재사고 예방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학계, 공공기관, 시민단체, 건축 분야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건설안전 혁신위원회 회의를 8일 열었다.

이번 회의의 주요 검토 과제는 이천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과 우레탄 뿜칠 작업 관리 강화 방안이다.

그동안 건축물 마감재와 단열재는 불에 안 타는 난연성 재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문제는 벽체 내부에 들어가는 단열재는 별도 규정이 없었다. 화재가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도 마감재 안에 단열재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했다가 대형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국토부는 화재 사고 예방과 대책 마련을 위한 건설안전 혁신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국토부.

국토부는 화재 사고 예방과 대책 마련을 위한 건설안전 혁신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국토부.

건설안전 혁신위원회는 앞으로 내부 단열재도 화재성능 기준을 마련하고, 창고와 공장에서는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 사용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을 넣은 건축용 자재인 샌드위치 패널은 값이 싸지만, 화재 위험성이 높아서다.

이천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된 ‘뿜칠’이라 불리는 우레탄폼 작업에도 개선방안이 나왔다. 지하처럼 환기가 취약한 공간에서는 우레탄폼 작업 시 유증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사 기간 단축보다 안전이 우선되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한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 하도급사 소속 근로자도 근로자 재해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보험 비용은 발주자도 부담하는 방안이다. 감리의 책임도 강화한다.

국토부는 이번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고용부ㆍ행안부ㆍ기재부ㆍ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정부 차원의 최종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번 물류창고 화재사고는 2008년에 발생한 냉동창고 화재사고와 판박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비용이 안전보다 우선하는 관행을 없애고 후진국형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뿌리를 뽑겠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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