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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쳤다고? 21일 중국 양회에 쏠린 세계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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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지난 1~3일 연휴 기간 중국 국내 여행자 수가 85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1일 산책객들로 붐비는 중국 상하이 황푸강 주변. [AFP=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지난 1~3일 연휴 기간 중국 국내 여행자 수가 85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1일 산책객들로 붐비는 중국 상하이 황푸강 주변. [AFP=연합뉴스]

“세계 경기는 이미 바닥을 쳤다. 이젠 상승만 남았다.”

2분기 이후도 역성장 우려되는데 #모건스탠리 등 낙관적 보고서 내 #“각국 봉쇄 완화, 중국부터 회복세” #시진핑 양회서 대규모 부양책 예상

미국 유명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4일, 골드만삭스는 5일 각각 이같은 요지의 보고서를 투자자들에게 보냈다. 그것도 수석 이코노미스트 명의로 낸 공식 보고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얼어붙은 체감 경기와는 온도 차가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세계 경제의 역성장이 우려되는 가운데, 곳곳에선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언급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2020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5.9%, 일본 -5.2%, 유럽 -6.6%로 전망했다. IMF는 지난 3일 내놓은 ‘4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도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측정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분석했는데, 2008년 국제 금융 위기(2.2%) 때보다 지표가 낮았다. 한국은 -1.3%, 미국은 -6.4%. 중국은 0.9%로 간신히 플러스로 턱걸이했다.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그런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들은 왜 결이 다른 전망을 했을까.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및 봉쇄 정책의 빗장이 각국에서 풀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봉쇄 정책이 완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가 바닥을 쳤으며 상승세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요국 경제가 이번 분기엔 평균 32% 위축되겠지만 3분기엔 16%, 4분기엔 13% 성장하며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체탄 아흐야 역시 보고서에서 “경기 지표를 추적해보면 상당 부분에서 바닥을 이미 쳤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적었다. 아흐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중국 경제를 주목했다. 코로나19를 각국 중 가장 빨리 겪은 중국의 경기는 지난 2월 이미 바닥을 쳤고 상승세가 완연하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경기는 지난달 중순, 미국은 지난달 말에 바닥을 쳤고 이제 상승할 일만 남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목되는 건 이달 21일에 예정된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다. 중국은 매년 3월 국가의 최대 이벤트인 양회를 열고 그해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경제 정책 패키지를 발표해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참석하는 이 행사에서 중국이 내놓을 수치가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망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다양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도 제시하며 사회 분위기 쇄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양회는 코로나19로 두 달 이상 순연된 이달 21일이다. 중국이 양회를 연기한 것은 1978년 개혁개방 조치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가 이번 양회를 ‘포스트 코로나19’의 스타트로 삼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중국의 소비가 지난달부터 살아나고 있다는 수치도 나온다. 지난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늘면서다. 노동절 연휴 기간인 1~5일 관광객 수도 지난해 수준에 근접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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