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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머리에 썼다가 눈에 썼다가···조롱당한 벨기에 부총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 착용법을 몰라 마스크로 머리와 눈을 가리고 있다. [트위터 캡처]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 착용법을 몰라 마스크로 머리와 눈을 가리고 있다. [트위터 캡처]

마스크를 쓰려고 고군분투 중인 이 남성은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다. 1일(현지시간) 벨기에 매체 브뤼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일은 긴스 부총리가 자원봉사자들이 수제 마스크를 만드는 작업장을 방문했을 때 일어났다.

벨기에 부총리 마스크 착용법 몰라 헤매 #마스크 착용 의무화 벨기에, 정치권 비판 #"정부의 코로나 관리 실태 보여주는 예" #'해리포터' 롤링, "나도 안대로 썼을 것"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 착용에 애를 먹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머리에 썼다가 벗은 후 마스크로 눈과 코를 가렸다. [트위터 캡처]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 착용에 애를 먹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머리에 썼다가 벗은 후 마스크로 눈과 코를 가렸다. [트위터 캡처]

긴스 부총리는 이 작업장에서 만든 마스크를 써 보이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신문물을 접한 사람처럼 마스크를 머리에 썼다.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이번엔 마스크로 눈을 가렸다. 그는 마스크를 힘겹게 끌어내려 코와 입을 가리는 데 겨우 성공했다. 외신은 긴스 부총리가 마스크를 처음 써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벨기에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4일부터는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이를 위반하면 250유로(약 33만원)의 벌금까지 부과한다. 슈퍼마켓과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판매할 정도로 마스크 착용을 중요하게 여긴다.

벨기에는 이날부터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더욱 강조하는 분위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기준 벨기에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만509명, 누적 사망자는 8016명에 이를 정도로 피해가 막대하다.

더욱이 긴스 부총리는 마스크를 포함한 개인보호장비 공급을 감독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브뤼셀타임스는 전했다.

힙겹게 마스크를 착용한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 [트위터 캡처]

힙겹게 마스크를 착용한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 [트위터 캡처]

긴스 부총리의 이 영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서구 국가들에서 마스크 착용이 얼마나 생소했는 지를 짐작케 한다.

벨기에 정치권은 그의 이같은 행동이 웃음거리가 됐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의 코로나19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극우정당 블람스 벨랑당의 톰 반 그리에켄 대표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귀와 눈, 입을 손으로 가린 원숭이 이모티콘과 함께 "벨기에가 코로나19 사태를 이렇게 다루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긴스 부총리의 영상을 올리면서 그를 옹호하는 글을 적었다. [J.K. 롤링 트위터 캡처]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긴스 부총리의 영상을 올리면서 그를 옹호하는 글을 적었다. [J.K. 롤링 트위터 캡처]

긴스 부총리가 마스크를 못써 애를 먹는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까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했다. 하지만 롤링은 유머러스한 글로 긴스 부총리를 옹호했다. "나는 양심상 이 사람을 조롱할 수 없다. 누군가 나를 촬영하고 있다면 나도 그럴 것 같다. 나는 무생물을 다루는 데 재주가 없다. 나도 '잘 못 쓰면 안 돼, 잘 못 쓰면 안 돼' 진땀을 흘리며 이렇게 생각하다가 결국 그것(마스크)을 안대로 변신시켰을 것이다"고 썼다.

긴스 부총리는 이튿날 롤링의 이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롤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생방송 연설 도중 마스크를 잘못 쓰고 있다. [유튜브 캡처]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생방송 연설 도중 마스크를 잘못 쓰고 있다. [유튜브 캡처]

마스크 착용법을 몰라 헤맨 정치인은 긴스 부총리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생방송 연설에서 마스크를 쓰기 위해 애를 먹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다가 마스크 착용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입은 남긴 채 마스크로 눈과 코를 가렸다. SNS에는 그의 이런 모습을 패러디한 사진들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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