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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강의 막는 대학생들 "죽음 두려워 말란 교수, 완전 코미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월 첫 주 들어 대면강의로 전환하는 대학이 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부 학생들의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검 올리기'부터 '팩스 보내기'까지 총동원  

4일 오후 5시 가천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크롬 시크릿 탭에서 '가천대 대면강의' 직접 검색하시면 됩니다! 모두 한 번씩만 검색해주세요. ㅠㅠ'라는 글이 올라왔다.

4일 가천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4일 가천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대면강의로 전환한 학교의 결정을 공론화해 막아달라는 뜻이다. 이 외에도 학내 교무처 팩스 번호를 공유하며 '가천대학교 한 학기 전면 사이버 강의'라고 적힌 문구를 프린트해 팩스로 보내자는 글도 올라왔다.

해당 페이지에는 지난 3일에도 대면 수업을 재고해달라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는 "총학생회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70%가 1학기 전면 사이버 강의를 요구했다"며 "일부 교수님들은 사실상 현장 출석을 강제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천대학교는 지난달부터 실험·실습 과목에 한해 현장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8일 이후 대면강의 및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사후 세계 두려워 말라'며 현장 수업 강요"

논의 끝에 오는 11일부터 대면과 비대면 강의 동시 진행을 결정한 동국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일부 학생들의 불만 목소리가 올라왔다.

해당 페이지에는 "비대면 원칙이지만 물 흘러가듯 그냥 대면이라고 공지를 한다" "분명 협의 후 비대면 가능이라고 적혀있는데 그냥 수업에 나오라고 한다" 등 현장 수업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익명 게시글에서는 "대면 강의를 하자고 주장하는 학생들에게 교수님이 '사후세계를 몰라 그렇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교수가 이런 식으로 강제하는데 학교에서 손을 놓고 있다니 코미디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 동국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지난 1일 동국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4일 "면역 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아 온 학생으로서 대면 강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0명 이하 강의는 교수와 학생 동의하에 대면 강의를 허용하고 있는데, 대학원생들이 거부 의사를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학생들의 동의하에' 대면강의를 한다는 말에는 (학교측의) 책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4일 연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4일 연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28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4년제 193개 대학 5곳 중 1곳이 11일에 대면 수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계가 전환되면서 대면강의를 확대하는 대학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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