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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인기 차트, '재생시간' 따져보니 상위권에 이런 책

중앙일보

입력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윌라가 4일 '월간 종합 차트'를 선보였다. 유튜브 등 영상에 이어 '듣는 콘텐트'가 확산되자 오디오북도 영화 박스오피스처럼 '인기 순위'를 내놓은 것. 오디오북 차트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디오북, 대세는 '자기계발'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가 처음으로 선보인 2020년 4월 오디오북 순위 차트. 윌라 제공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가 처음으로 선보인 2020년 4월 오디오북 순위 차트. 윌라 제공

윌라 오디오북 인기 차트 상위권엔 '자기계발' '심리학'이 많았다. 1위는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이, 2위는 『부의 추월차선』이 이름을 올렸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양창순 정신과 전문의가 쓴 『명리 심리학』이 3위에 올랐다. 인류 실패의 기록을 담은 『인간의 흑역사』가 4위, 구글 설립 과정을 담은 『구글 스토리』가 5위였다.

『내일의 부 1: 알파편』(9위), 『부의 인문학』(10위) 등 10위 내에 5편이 자기계발서였고, 2편이 심리학을 다룬 도서였다. 윌라 측은 "주요 구독자층이 35~44세 직장인이 많아 자기계발이나 경제서 등 실용서적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며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오디오북을 듣는 수요가 많다는 점도 자기계발 서적이 인기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디오 인기차트, '횟수' 아닌 '시간' 기준

오디오북 순위 차트에서 주목할 점은 순위 선정의 '기준'이다. 윌라는 "완독본(발췌가 아닌 책 전체) 오디오북에 대해 이용자의 총 재생 시간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고 밝혔다. 티켓 판매량이 기준인 영화나 재생횟수 기준인 음원 등 기존 콘텐트 인기 차트와는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 기존의 베스트셀러 등은 판매량 순으로 집계하다 보니 음원·도서 사재기를 동원한 순위 조작 논란이 반복됐다.

윌라 내에서도 오디오북 인기 차트를 만들 때 어떤 데이터를 기준으로 할지 고민이 컸다. 유재선 윌라 마케팅 팀장은 "콘텐트 시장에서 가장 솔직한 기준은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 콘텐츠에 소비했는가 하는 점"이라며 "단순히 클릭만 하고 실제로 듣지 않는다면 그건 배너 광고와 다를 바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유 팀장은 "상황에 따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여러번 나눠 듣는 오디오북의 특성을 고려할 때 청취 시간이 최적의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윌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윌라의 오디오북을 끝까지 다 듣는 '평균 완청률'은 40%대다.

뜨는 오디오 시장, 대세는 '구독'

국내에서 오디오북을 서비스하는 주요 업체 윌라, 네이버 오디오클립, 스토리텔.

국내에서 오디오북을 서비스하는 주요 업체 윌라, 네이버 오디오클립, 스토리텔.

오디오북 시장은 독자가 월정액을 내고 마음껏 오디오북을 골라 듣는 '구독 모델'이 대세다. 윌라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20~30%씩 이용자가 증가해 누적 회원 63만명(유료회원 12만 5000명 포함)을 기록하고 있다. 윌라와 함께 국내 오디오북 시장의 3강으로 꼽히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 '스토리텔'도 구독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8년 12월 정식 출시한 네이버의 오디오 클립은 주력이던 오디오북 '낱권 대여' 대신 올해 안에 구독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또 '오디오북업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스웨덴 오디오북 업체 '스토리텔'도 지난해 11월 국내 진출 후 월정액 구독 상품을 출시했다. 현재까지 오디오북 5만여 권을 구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오디오북 업계 관계자들이 추산하는 국내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300억 수준. 2020년 기준 35억 달러(4조 26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이 연평균 20%대의 성장을 보여온 만큼 국내 오디오북 시장에 대한 기대도 높다. 네이버는 2018년 KTB네트워크와 총 300억원 규모의 오디오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오디오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오디오 개인방송 플랫폼인 스푼라디오는 지난해 말 45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윌라도 코로나19로 투자가 위축된 와중에 지난달 135억원 투자를 받았다. 스토리텔은 지난해 한국 진출 당시 "향후 5년 내로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조 단위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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