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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땀 냄새로 찾는다"···프랑스 탐지견 훈련 돌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랑스의 한 수의과대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개 훈련에 돌입했다. 동시에 대학 실험실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유의 냄새 분자를 찾기 위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개의 발달한 후각을 코로나19 검사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코르시카섬 아작시오에서 훈련 중인 코로나19 탐지견. 개가 코로나19 환자의 땀 냄새를 맡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코르시카섬 아작시오에서 훈련 중인 코로나19 탐지견. 개가 코로나19 환자의 땀 냄새를 맡고 있다.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RFI 등은 코르시카섬 아작시오에서 ‘노스아이스’(Nosais)라는 이름의 코로나19 탐지견 훈련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파리 알포르트 국립수의과대학 도미니크 그랜잔 교수가 제안한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체 검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재 코로나19 검체 검사에 활용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신뢰도가 70%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장 루크 페체 아자치오 병원장은 “코로나19 검사에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검사가 개발돼 PCR 검사와 상호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탐지견 훈련 프로젝트는 훈련장과 실험실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훈련장에서는 탐지견들이 코로나19 환자의 냄새를 익히는 연습을 반복한다. 훈련에는 평소 실종자 수색견으로 활동하는 개 8마리가 투입됐다.

연구진은 면봉을 이용해 코로나19 환자 겨드랑이에서 땀을 채취한 뒤 훈련장 곳곳에 배치한다. 개들은 훈련사와 함께 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냄새를 맡는다. 이후 개들은 또 다른 공간에 숨겨진 코로나19 냄새를 찾아 표시하라는 지시를 받고 냄새를 찾을 경우 보상받는다. 연구팀은 하루 50회씩 몇 주간 이 과정을 반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험실에선 코로나19 분자 분석 

프랑스 코르시카섬 아작시오에서 훈련 중인 코로나19 탐지견. 개가 코로나19 환자의 땀 냄새를 맡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코르시카섬 아작시오에서 훈련 중인 코로나19 탐지견. 개가 코로나19 환자의 땀 냄새를 맡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와 동시에 코르테 대학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냄새 분자를 찾기 위한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혼합가스 성분 분석기술 등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고유의 화학 물질을 찾아내고, 이를 개가 탐지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계획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는 이미 몇몇 암과 말라리아·당뇨병·파킨슨병 진단에 투입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에이메릭 버나드 코르시카 소방구조국 수의사는 “미국에서는 바이러스성 질병 발견을 위해 소 무리에 개를 풀어놓는 등의 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며 “코로나19 탐지견 훈련이 성공한다면 PCR 검사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독일·노르웨이에서도 이와 비슷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대 수의과대학과 영국 보건·열대병 대학원(LSHTM)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침과 소변을 이용한 탐지견 훈련을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탐지견이 코로나19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무증상 환자를 식별하는 등 확산 방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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