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만 명…코로나19 후 최다 관광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연일 제주로 몰리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 전역이 인파로 북적거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3만6000명…연일 3만 인파 #마스크 착용·사회적 거리 어려움 #제주도, 국경(國境)수준 방역 선언
3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닷새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6만3000명에 달한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하루 평균 3만2000명 이상이 제주를 찾았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9일에는 3만6587명이 제주로 향하면서 코로나19 사태 후 최다 관광객 수를 기록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한 것은 공교롭게도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 후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제주 쪽으로 눈을 돌리는 내국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관광객 입장에선 해외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큰 데다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마스크 착용률 60%…턱에 걸치기도
관광객은 연휴 이후 제주 곳곳을 돌며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실내생활을 했던 답답함을 털어냈다. 연휴 기간 제주시 함덕·협재·이호·김녕·삼양과 서귀포시 중문·표선 등 해변에는 바닷가를 오가는 인파가 꾸준히 이어졌다. 비가 내린 3일 오후에는 서귀포 여미지식물원이나 도내 테마 박물관 등 실내 관광지에도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관광객 중 상당수는 인파들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높은 기온 탓인 지 일부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손에 쥔 채 길을 걷거나 관광을 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현장 모니터링 결과 제주 실외에서의 관광객 마스크 착용률은 60%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휴 기간 제주를 찾은 하루 평균 관광객(3만2000명) 중 1만3000명가량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이다.
관광지마다 북적…'거리 두기' 불가능
연일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공항이나 유명 관광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취를 감췄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광지 곳곳이 연휴 기간 내내 인파로 북적거리면서 최소 1m 이상의 거리를 두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져서다.
이에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國境) 수준의 방역을 선언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9일 연휴 시작을 맞아 제주도 내 음식점과 숙박업소, 유흥·단란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업소별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전달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관광객들의 업소 이용을 제한하라는 게 골자다. 제주도의 방역지침 대상 시설은 일반음식점·유흥주점·숙박업 등 총 2만3800곳에 달한다.
제주도는 또 지난달 30일부터 입도하는 모든 내·외국인에게 특별입도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1대 1로 이뤄지는 발열 검사 체온 기준은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했다. 발열 검사 기준을 낮춤으로써 미열이 있는 입도객을 철저히 가려내겠다는 취지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