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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곧 진정? “54억명 걸릴 때까지 질주한다” 美의 경고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마련한 묘지.[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마련한 묘지.[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인구의 70%가 감염될 때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는 코로나19 확산을 3가지 상황으로 예측하며 최대 2년까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담겼다.

전체 인구의 70% 감염될 수도 #코로나19 확산 18~24개월 이어질 것 #올 가을부터 더 큰 확산 나타날 수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미국 미네소타대학 감염병연구정책센터(CIDRA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의 미래 : 유행성 독감으로부터 얻은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는 20년 동안 유행병에 대해 연구한 마이클 오스터홈 CIDRAP 소장과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공공보건연구소장 등 세계적인 전염병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인류의 70%가 걸릴 수도

브라질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자 브라질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묘지의 땅을 파헤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브라질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자 브라질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묘지의 땅을 파헤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이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에게 집단 면역력이 생기기까지 인구의 60~70%가 감염될 수 있으며, 18개월에서 24개월이 걸릴 수 있다. 세계 인구는 통계청 기준 약 77억명에 달한다.

오스터홈 소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60~70%의 사람을 감염시킬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곧 멈출 것이라는 생각은 미생물학의 원리를 거스른 것이다”고 밝혔다.

3가지 시나리오 ‘최악의 경우 대비해야’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크게 3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전개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 예측.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 예측.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1
2020년 봄에 나타난 코로나19 대확산이 앞으로 1~2년 동안 지속해서 비슷한 크기로 발생한다. 2021년에 접어들면 점차 확산 추세가 잦아든다. 확산 세는 코로나19 대처가 얼마나 느슨해지는지와 지리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었다가 오는 가을에서 겨울, 더 큰 팬데믹 상황이 찾아온다. 그후 2021년에는 그보다 작은 확산이 몇 번 더 온다. 이 추세는 1918년 유행해 약 5억명의 감염자와 5000만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유행병 스페인 독감과 유사하다. 당시 1918년 3월에 작은 확산이 있었고, 여름내 잠잠하다 훨씬 큰 확산이 그해 가을에 일어났다.

#3
2020년 봄 확산을 끝으로 더 큰 확산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소규모 확산이 유행하며 시간이 갈수록 점차 확산 세가 잦아든다.

보고서는 두 번째 시나리오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각국 정부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2년 동안 코로나19가 주기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화 조치’ 성급

지난 15일 미국 켄터키주 프랭크포트에서 수백 명의 시민들이 주민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 조치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5일 미국 켄터키주 프랭크포트에서 수백 명의 시민들이 주민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 조치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보고서에 참여한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통행금지령 해제 등 최근 코로나19 대처 완화에 대해 “생명을 대가로 하는 모험”이라며 “질병이 다시 확산할 때 대처를 재개할 수 있는 세심한 조치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백신 개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한 2021년까지는 백신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라며 “백신 개발 중 어떤 돌발 변수가 나타나 시간을 지연시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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