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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어"..부산 ‘동백전’ 월한도 100만→50만원,캐시백 10→6%

중앙일보

입력

부산지역 화폐인 동백전 광고모델인 이시언씨가 부산 광안리에서 광고영상을 찍고 있다. 부산시

부산지역 화폐인 동백전 광고모델인 이시언씨가 부산 광안리에서 광고영상을 찍고 있다. 부산시

부산지역 화폐‘동백전’의 월 사용 한도액과 캐시백(환급) 비율이 대폭 축소된다. 사용자 급증으로 캐시백 지원예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서다.

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 혜택 축소 발표 #5월부터 월사용액과 캐시백 요율 줄기로 #“캐시백 지원 예산 대부분 소진, 불가피”

 부산시는 5월부터 동백전의 월 사용 한도액을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캐시백 요율을 10%에서 6%로 낮춘다고 30일 밝혔다. 지역 경기 위축을 막고 서민 경제를 지원하겠다며 오는 6월 말까지 월 100만원 한도에서 10% 캐시백을 유지하겠다던 계획을 갑자기 바꿔 혜택을 조기 축소한 것이다. 동백전은 부산지역 골목상권 등에서만 사용 가능한 체크카드 형태의 지역 화폐로, 올해부터 발행됐다.

 부산시가 동백전 사용 한도와 캐시백 혜택을 줄이기로 한 것은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캐시백 지원예산 485억원(국비 포함) 가운데 400억원이 이미 소진됐기 때문이다. 월 사용액 100만원일 때 10% 캐시백이라면 사용자가 돌려받는 금액은 10만원이다. 부산시는 그동안 동백전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이 캐시백을 예산으로 지원해왔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8일 현재 시민들의 동백전 충전금액은 4600억원이고, 이 가운데 4000억원이 결제됐다. 결제금액의 10%인 400억원의 예산이 캐시백으로 시민에게 지급된 것이다. 이는 올해 발행 목표액(시민 충전금액)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부산시는 4월 말까지 발행금액이 5000억원으로 늘면 남은 캐시백 지원예산이 곧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백전 가입자 수는 시민 5명 중 1명 이상이 사용하는 75만명에 이른다. 동백전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지난 3월에는 동백전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안 되고 결제요청이 폭증하면서 카드 결제가 안 되거나 늦어지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체크카드). 부산시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체크카드). 부산시

 동백전 운영사인 KT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부담이다. 서버 관리 등을 이유로 부산시가 KT에 지급하는 운영수수료는 발행금액의 1% 정도다. 발행금액이 1조원이면 수수료로 100억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부산시는 지난 3월 기준으로 월 50만원 이하 사용비율이 전체 가입자의 70% 이상이어서 월 사용 한도를 낮춰도 시민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캐시백 요율을 낮추면 동백전 사용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부산시는 남아있는 예산이 소진되면 캐시백 중단을 검토하고, 국비 확보 등 별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과의 제휴로 동백전으로 제품을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의 경우 5월부터 한 달간 GS 편의점 일부 품목에 대해 ‘1+1행사’를 진행한다.

 동백전 카드 발행회사인 하나카드와 부산BC카드와도 가맹점에 따라 할인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카드회사는 5월부터 개인·법인택시에서 동백전 결제를 할 수 있게 한다.

 김윤일 부산시 일자리경제 실장은“사용 한도와 캐시백을 줄이는 대신 다른 형태의 다양한 혜택을 주고 사용 편의성을 개선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동백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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