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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이는 타도 되나요" 정은경도 웃게 만든 6살 아이의 질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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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본부장님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어린이 특집으로 꾸며진 방대본 브리핑

29일 오후 2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 이 같은 질문이 등장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웃음을 터뜨렸다. 첫 확진자 발생 101일 만에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수장의 활짝 웃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에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오른쪽 두번째)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에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오른쪽 두번째)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정 본부장의 웃음을 볼 수 있었던 이날의 브리핑은 좀 특별했다. 다음 달 1~7일 어린이 주간을 맞아 기자 질의에 앞서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대해 궁금한 것을 먼저 묻고 이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대구·경기 지역 어린이 기자단 등으로부터 코로나19에 대한 궁금증을 사전에 취합했고, 이를 국민소통단 자녀들이 대신 읽는 식으로 녹음한 뒤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최은화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와 김예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전문가 2명도 배석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에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오른쪽 두번째)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에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오른쪽 두번째)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씽씽이는 타도 되냐”는 6살 꼬마의 질문부터 “생일 파티를 하면 안 되냐”거나 “바이러스는 얼마나 작으냐"는 어린이다운 각종 질문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늘 무거운 분위기로 브리핑에 임했던 코로나 수장의 표정도 풀렸다. '엄마 미소'와 웃음기 띤 표정으로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중간중간 소리 내 웃기도 했다. 솔직한 답변도 눈에 띄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 브리핑 캡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 브리핑 캡처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정 본부장은 웃으며 “어려운 질문이다. 학생 질문처럼 생각지도 못한 게 아마 힘들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요즘 많이 질문하시는 게 유행이 어떻게 될 것 같냐, 계속 이렇게 갈 거냐, 아니면 또 큰 유행이 언제 생길 거냐 이렇게 많이 질문하는데 어렵다. 신종이기 때문에 모르는 지식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방침을 정하는 그런 부분이 늘 어렵다”고 성심성의껏 답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가운데)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가운데)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어떻게 하면 질병관리하는 본부장님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떤 공부를 해야 질병관리본부에서 일할 수 있나요?”

정 본부장은 깜찍한 질문에 활짝 웃어 보이며 “학생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일하고 싶다고 얘기해 줘서 정말 고맙고 뿌듯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질병관리본부에 와서 일할 기회는 굉장히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다”고 북돋워줬다. “다음에 꼭 질병관리본부에 와서 같이 일할 그런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기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주로 답변 기회를 전문가에 맡기면서도 중간중간 입을 떼 보충설명을 했다. 코로나19 브리핑 기간 내내 보여줬던 신중하고 세심한 면모가 드러났다.

특히 친구가 코로나19 걸렸는데 가까이 지내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따돌림을 하거나 놀리거나 기피하지 말고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마음을 꼭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배석한 전문가들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답변했다. “코로나에 걸리면 수술해야 하느냐”는 한 어린이의 질문에 최은화 교수는 “정말 귀여운 질문”이라며 “다행히 수술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덜 아프게 하는 약으로 치료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생일파티를 궁금해하는 아이에 김예진 교수는 “내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다”고 공감하며 “당분간은 영상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준다든가, 서로 영상으로 만나 영상파티를 한다든가 하는 새로운 생일파티를 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이 나올 시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최 교수는 “전문가들이 평균 18개월 정도는 지나야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기간에는 우리가 축구로 생각하면 수비를 잘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치료제와 백신은 없지만 내가 수비를 잘해서 바이러스가 내 몸에 들어오지 않도록 노력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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