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중국 당국에서 사용 막아 #중국팬 많은 슈퍼엠, NCT는 브이라이브
“K팝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최첨단 AR 기술과 실시간 소통으로 라이브 콘서트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공연장에는 관객은 없었지만, 전 세계의 유료 티켓 구매자들을 위해 공연이 생중계됐다.”
SM엔터테인먼트가 26일 세계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 ‘슈퍼엠 - 비욘드 더 퓨처(SuperM - Beyond the Future)’에 대한 미국 ABC 뉴스의 평가다. 이 콘서트는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의 일환으로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 생중계됐다. SM에 따르면 109개국에서 약 7만5000명이 이를 관람했으며, 약 25억원(관람료:3만3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간 꾸준히 성장해 온 동영상 플랫폼과 K팝의 만남이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아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BTS)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투어 공연을 유료로 독점 생중계했다. 당시는 BTS의 콘서트를 생중계했다면 이번 슈퍼엠의 경우엔 애초에 온라인 전용으로 기획됐다는 점이 다르다.
트와이스도 29일(오후 11시)부터 유튜브와 손잡고 트와이스의 데뷔부터의 성장 과정을 담은 유튜브 오리지널 시리즈 다큐멘터리 ‘트와이스: 시즈 더 라이트(TWICE: Seize the Light)’를 선보인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구독자는 29일부터 시리즈 전편(8편) 관람이 가능하고, 일반 구독자는 29일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한 편씩 볼 수 있다. 트와이스는 다큐멘터리 공개를 하루 앞둔 28일 유튜브를 통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곡 '모어 앤 모어'(MORE N MORE)의 발표(6월 1일) 소식도 알렸다.
유튜브는 이미 BTS, Jay Park(박재범), 빅뱅 등과 유튜브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해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전 세계 공급망이 확실히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도 장벽 문턱이 낮은 편이다. 후발주자인 네이버 브이라이브의 경우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므로 유튜브에 비하면 절차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M이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손잡은 데는 중국 시장에 대한 고려가 컸다고 전해진다. 유튜브는 중국 당국에서 접속이 막혀 있다. 대신 중국 자체적으로 만든 빌리빌리(Bilibili)를 사용하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SM의 경우 소속 아티스트 중 중국 출신도 적지 않은 데다 중국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브이라이브의 매력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욘드 라이브‘의 다음 주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웨이션브이(5월 3일)인데 멤버 7명 중 6명이 중국, 대만, 마카오, 홍콩 출신이다. 이어 라이브를 여는 NCT드림(5월 10일)과 NCT 127(5월 17일)에도 동쓰청, 천러, 런쥔 등 중국 멤버가 1명 이상씩 포함됐다.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막혀있는 유튜브를 통해 콘서트를 열기 어려운 이유다. 또 브이라이브가 지난해 BTS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성공적으로 유료 서비스했던 경험도 작용했다고 한다.
트와이스의 경우엔 이미 지난해 유튜브와 제작계약을 한데다 중국 시장보다는 일본 시장 비중이 더욱 크기 때문에 플랫폼 선택의 고민에선 자유로운 편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굳이 따지면 브이라이브는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고를 감내하는 팬덤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두 플랫폼 모두 확실한 장점이 있고, K팝 콘텐트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에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과 K팝과의 협력 프로젝트는 더 다양해지고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