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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막겠다며 해변에 표백제 살포한 스페인 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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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우려 속 스페인 해변을 거니는 시민들. A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 스페인 해변을 거니는 시민들. AP=연합뉴스

스페인 남부 마을의 한 관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해안에 희석한 표백제를 살포했다가 사과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자하라 데 로스 아투네스 마을 인근 해안에 지난주 표백제를 포함한 분무기 장착 트랙터가 나타났다. 스페인 정부가 6주 만에 아동들의 야외활동을 허용하자 관리들이 '살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환경론자는 해안에서 표백제를 살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분노했다. 흰물떼새와 철새의 보금자리인 이 지역에서 자연보호 활동을 펼치는 마리아 돌로레스 이그레시아스 베니테즈는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트랙터가 새알을 파괴했을까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안은 살아있는 생태계"라며 "그곳에 표백제를 뿌릴 때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죽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스페인 지부도 우려를 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살균제 인체 주입 등을 검토하자고 한 발언을 꼬집었다. 그린피스 스페인 지부는 트위터에 "새들이 부화하는 시기에 해안을 표백제로 소독하는 일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 중 하나가 아니라 이곳 자하라 데 로스 아투네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적었다.

해당 마을이 속한 안달루시아주(州)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지방 관리들과 업계 단체는 이번 일과 관련해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지 지방 관리인 아구스틴 코네조는 "해변 인근으로 나올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일을 했다"며 "실수였음을 인정한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의로 행해진 일"이라고 현지 방송에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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