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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의 반란, ‘김종인 비대위’ 파열음…진중권 "뇌 없는 정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놓고 미래통합당의 당내 분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통합당은 29일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날 당헌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무산과 전국위의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임명안 가결 등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상임전국위 무산으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가 현실화된 만큼 김 내정자는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을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 더 노력”

미래통합당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안이 가결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택으로 귀가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자신을 기다리던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안이 가결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택으로 귀가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자신을 기다리던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지도부는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다음 달 8일 전에 상임전국위를 새로 개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김 내정자를 다시 데려올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김 내정자의 자택을 찾아 나눈 대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김 내정자에게 (전국위) 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향후 저희가 조금 더 노력할 테니까 지켜봐 달라, 그런 정도의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에 김 내정자는 (당을) 걱정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내 혼란은 여전하다. ‘김종인 비토’에 앞장선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하루라도 빨리 당선자 총회를 열어서 새 원내대표를 뽑아 새 지도부가 당의 입장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하며 8월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거나, 또는 (김종인이 아닌) 새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진중권 “뇌가 없는 정당”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래통합당 제1차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원 부족으로 열리지 못하자 정우택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회의장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래통합당 제1차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원 부족으로 열리지 못하자 정우택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회의장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비대위원장도 이날 입장을 내고 “무기한의 전권 비대위 이야기는 이제 접어야 한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기본적으로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기 전대론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참패했지만 통합당에 투표한 국민이 41.5%나 된다”며 “못났으면 못난 대로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자정 능력이 자란다”고 했다.

통합당내 3040 세대가 주축인 이른바 ‘청년 비대위’도 “심재철 권한대행과 당 지도부 전원은 즉각 사퇴하라”며 “제1야당인 통합당이 한 개인에게 무력하게 읍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당원 전체와 미래통합당을 지지해 준 수많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란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통합당내 파열음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뇌가 없는 정당, 아직도 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모양”이라며 “쫄딱 망한 집구석의 그 알량한 세간에 눈들이 멀어 서로 쌈질이나 하고 있다.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야 제로베이스에서 새 출발도 가능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40대 기수론에 중진 위기감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당 안팎에선 ‘김종인 비토’의 빌미를 김 내정자가 직접 제공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내정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40대 경제 기수론과 함께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했다. 통합당의 중진 의원은 “김 내정자의 인터뷰로 인해 50대 이상의 당내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모두 김종인 비토 세력으로 돌아서 버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내정자가 주창한 ‘세대교체론’에 대해선 보수 진영의 공감대는 크다. 하태경 의원은 “전 비록 50대지만 40대 기수론 찬성한다. 새로운 경쟁 확장으로 당 쇄신과 정권교체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며 “통합당은 국민의 명령 받아들여 과감한 쇄신과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김세연 의원은 한발 나아가 당의 간판을 ‘830세대(1980년대생·30대·2000년대 학번)’로 교체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또 다른 통합당 중진 의원은 “김 내정자의 세대교체론을 부인하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라면서도 “다만 김 내정자가 메시지 속도 조절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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