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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자르고 정부지원금 받아 월급 준다…베컴 부인의 꼼수

중앙일보

입력

세계적인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 출신으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45)의 아내인 빅토리아 베컴(46)과 그래미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 유명 음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쓴 세계적인 뮤지션 에드 시런(29).

빅토리아 베컴, 직원 30명 일시해고 #"수천억 부자가 세금으로 월급" 비판 #가수 에드 시런, 해고도 보조금도 "NO" #英 두 슈퍼스타 CEO의 엇갈린 행보

영국의 두 슈퍼스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사업체를 운영하며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 한 사람은 비난을, 다른 한 사람은 박수를 받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패션회사 직원들을 일시 해고한 후 정부 지원금으로 월급을 주겠다고 했다가 비판받고 있는 빅토리아 베컴. [AP=연합뉴스]

자신이 운영하는 패션회사 직원들을 일시 해고한 후 정부 지원금으로 월급을 주겠다고 했다가 비판받고 있는 빅토리아 베컴.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빅토리아 베컴은 자신이 운영하는 패션 회사의 직원 30명을 일시 해고하고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이들에게 월급을 주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일시해고 당한 직원들의 월급 80%(최대 2500 파운드‧약 380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수천억 원의 자산가인 빅토리아 베컴이 국민 세금으로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다는 점에서 영국 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재정난에 놓인 기업들을 위한 정부의 일자리 보호 정책을 악용하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래 'shape of you'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 가수 에드 시런. 그는 자신이 소유한 바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정부 보조금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래 'shape of you'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 가수 에드 시런. 그는 자신이 소유한 바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정부 보조금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에드 시런은 런던 노팅힐에서 운영하는 바(bar) 직원 10여 명을 해고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로부터 임금 지원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드 시런 측 관계자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에드 시런과 그의 매니저가 공동 소유한 이 사업체는 직원을 해고 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의 보조금이나 대출금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언론은 “에드 시런이 빅토리아 베컴에게 한 수 가르쳐줬다”고 평했다.

매체에 따르면 빅토리아 베컴 가족의 재산은 3억3500만 파운드(약 5097억원), 에드 시런의 재산은 1억7000만 파운드(약 2586억원)이다. 영국 언론은 빅토리아 베컴이 에드 시런보다 재산이 두 배나 많은 점을 강조하면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영국의 유명 언론인 피어스 모건도 빅토리아 베컴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연속 트윗을 통해 “당신이 왜 NHS(국민보건서비스)에 절실히 필요한 세금을 가져가는가. 납세자들이 내는 돈은 당신 직원들의 월급을 보전하고, 실패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런 행동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베컴 부부는 실패한, 허영 덩어리 사업을 위해 납세자들의 돈을 사용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일갈했다.

빅토리아 베컴(왼쪽)과 그의 남편 데이비드 베컴. 두 사람의 재산은 수천억 원에 이른다. [EPA=연합뉴스]

빅토리아 베컴(왼쪽)과 그의 남편 데이비드 베컴. 두 사람의 재산은 수천억 원에 이른다. [EPA=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빅토리아 베컴이 2008년 출시한 패션 브랜드는 최근 몇 년 간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에드 시런이 운영하는 바 역시 매출 부진으로 170만 파운드(약 26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앞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도 직원 약 200여 명을 일시 해고하고 정부 지원금으로 월급을 주겠다고 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이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리버풀은 이달 초 일시 해고한 직원 월급의 80%를 정부 지원금으로, 나머지 20%는 구단이 보전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납세자들의 돈을 이렇게 사용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일었다. 연간 수천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빅클럽이 돈을 아끼려고 정부의 정책을 이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리버풀 측은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이 계획을 철회하고 다른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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