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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반려동물 용품 시장, 올해 첫 2조원대 진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5일 A씨가 키우던 고양이 몽이를 일산 동물장례식장에서 추모하고 있다. 이 고양이는 7년간 당뇨로 투병했다. 문희철 기자

지난달 25일 A씨가 키우던 고양이 몽이를 일산 동물장례식장에서 추모하고 있다. 이 고양이는 7년간 당뇨로 투병했다. 문희철 기자

2020년 펫케어 시장 전망

지난달 25일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A씨가 17년간 키우던 고양이(터키시앙고라)가 숨을 거뒀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동물 전용장례식장에서 A씨는 고양이를 화장하고 유골함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27만원을 지불했다.

A씨의 고양이와 같은 장소에서 먼저 장례식을 치른 B씨의 강아지는 수의를 입고 오동나무관에서 화장한 뒤 유골을 돌(반려석)로 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패키지 할인을 받아 B씨가 지불한 전체 비용은 119만원이었다.

반려동물을 위해서 견주·묘주가 지불하는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고양이·강아지용품 시장이 올해 사상 최초로 2조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는 28일 펫케어(petcare·애완동물 관리용품)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이 업체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펫케어 시장 규모는 1313억달러(약 160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펫케어 시장 규모는 16억33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였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전 세계 펫케어 시장이 1398억달러(171조2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의 경우 올해 총 판매량으로 17억2900만달러(2조500억원)를 예상했다. 이 예측이 들어맞을 경우 국내 펫케어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다.

펫케어 시장 규모. 그래픽 차준홍 기자

펫케어 시장 규모. 그래픽 차준홍 기자

처방식 사료. 한국 시장 확대 주도 

글로벌 펫케어 시장의 70%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먹는 사료와 간식이다. 특히 기능성 사료나 우수 곡물 성분을 강조한 제품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기존 고급 사료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무곡물사료(grain free) 판매 비중이 감소하는 대신, 타우린을 첨가한 기능성 제품이나 우수한 곡물 성분을 강조한 제품 판매 비중이 증가했다.

한국은 처방식 시장 확대가 펫푸드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처방식은 질병·질환 등 특정 건강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급여하는 사료다. A씨도 고양이가 당뇨를 앓는 7년 동안 생식을 처방받아 급여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인슐린을 투여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처방식 사료 시장 규모(801억원)는 2015년(473억원) 대비 1.7배 성장했다.

한국 펫푸드 시장과 처방사료 시장 규모. 유로모니터

한국 펫푸드 시장과 처방사료 시장 규모. 유로모니터

반려동물의 건강을 유지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일반의약품도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밖에 고양이·강아지용 밥그릇이나 샴푸, 가방 등 관련 용품 판매량도 증가했다.

이와 같은 펫케어용품이 유통하는 경로를 살펴보면, 온라인 판매 비중 확대가 눈에 띈다. 2015년 6.9%였던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19년 15.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해 온라인 판매 비중이 52.8%를 기록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식품·영양·펫케어부문 총괄연구원은 “지난해 처방식과 기능성 간식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한국 펫케어 시장도 규모가 확대했다”며 “특히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는 펫케어용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비율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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