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준공기한 어긴 건설사와 계약 해지 전 꼭 할 일

중앙일보

입력 2020.04.27 14:00

[더,오래] 손유정의 알면 보이는 건설분쟁(5)

전 씨는 건설회사와 근린생활시설을 완공하는 내용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완공기한이 지나도 건물이 다 지어지지 아니하고 공사현장을 방치하여 결국 공사는 중단되었다. 공사계약 어떻게 해제하면 좋을까? [사진 Pixabay]

전 씨는 건설회사와 근린생활시설을 완공하는 내용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완공기한이 지나도 건물이 다 지어지지 아니하고 공사현장을 방치하여 결국 공사는 중단되었다. 공사계약 어떻게 해제하면 좋을까? [사진 Pixabay]

전안비 씨는 작년 3월 한 건설회사와 6개월 이내에 근린생활시설을 완공하는 내용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완공기한이 지나도 건물이 반 정도밖에 지어지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건설사 대표는 현장에 돈이 안 풀리는 사정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오히려 건축주에게 차용증을 써줄 테니 돈을 빌려달라고까지 했습니다. 11월경 겨울이 다가와 기온이 급감하자 현장 소장은 동절기라서 공사하기 어렵다며 공사현장을 방치했고, 결국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전 씨는 당시까지 공사에 5억 원 이상을 들였지만, 시공사는 완공의 의지나 능력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전 씨는 수차례 현장소장, 대표이사에게 전화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더는 건설회사를 믿을 수 없었던 전 씨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공사계약을 해제하고, 다른 건설사와 남은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심합니다. 전 씨는 법무법인에 물었습니다.

“공사계약은 어떻게 해제하면 되나요?”

건축주 입장에서는 준공기한이 도래했는데도 공사의 진척이 없으면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합니다. 공사계약을 해제, 해지한 후 새로운 건설사를 물색해 후속 공사를 진행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준공기한이 지난 시점이라도 기존의 시공사를 압박해 최대한 공사를 빨리 마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이미 약속을 어긴 시공사를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거나 시공사에게 공사 완성의 의지가 보이지 않으면 건축주로서는 공사계약 해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축주와 건설회사는 합의해 공사계약을 해지·해제할 수 있습니다. 합의해제의 경우 공사대금을 정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습니다. 통상적으로 양 당사자 사이에 정산합의서, 공사포기각서, 공사타절합의서 등의 제목으로 합의서가 작성됩니다. 그런데 공사에 관해 전문성이 없는 건축주로서는 정산하면서 자칫 착오를 하거나 기망을 당할 가능성도 있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합의서의 문구가 불분명할 경우 추후 이에 관한 다툼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종종 건설소송에서 도급인 내지 수급인이 정산합의서의 효력을 다투기도 하는데, 정산합의서 작성시 당사자가 착오를 했거나, 기망을 당했거나, 합의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이행거절 의사를 표시한 경우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후속 공사 착수하기 전에 건물의 상태에 관한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사진 Pixabay]

상대방이 이행거절 의사를 표시한 경우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후속 공사 착수하기 전에 건물의 상태에 관한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사진 Pixabay]

전 씨와 같이 건설회사가 완공을 지체하거나 현장을 방치한 경우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공사의 이행을 최고(상대편에게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독촉하는 통지)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이를 사유로 공사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미리 이행거절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 없이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나, 이행거절을 하였다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해제의 의사표시는 일반적으로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으로 합니다.

일방의 채무불이행으로 공사계약이 법정 해제된 경우라면, 추후 기존 건설회사와 공사대금의 정산, 공사하자 등에 관해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후속 공사를 착수하기 전에 건물의 상태에 관한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증거를 보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민사소송법에서 정하는 증거보전을 들 수 있습니다. 증거보전은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에 법원에 미리 증거를 조사해달라고 신청해 법원에서 증거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증거보전절차를 통해 법원이 선정한 감정인의 감정을 받을 수 있고, 이에는 통상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증거보전신청 외에도 전문적인 감정업체에 감정을 의뢰해 기성고, 하자 등의 산정자료를 마련하거나, 본인이 직접 건물 모든 부분을 면밀하게 사진을 찍어 이에 관한 증거를 남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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