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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연기 판타스틱…한국 문화 에너지가 굉장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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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주인공 지선우를 연기 하는 배우 김희애. 마이크 바틀렛 원작자는 김희애의 열연을 극찬했다. [사진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주인공 지선우를 연기 하는 배우 김희애. 마이크 바틀렛 원작자는 김희애의 열연을 극찬했다. [사진 JTBC]

인기 드라마 ‘부부의 세계’(JTBC)의 원작은 영국 BBC에서 방영된 ‘닥터 포스터’다. 원작자는 마이크 바틀렛(40). 영국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2013년 초연한 ‘황소(Bull)’로 영국 연극협회의 상도 받았다. ‘닥터 포스터’의 시즌1(2015년)과 시즌2(2017년)의 시청률은 31%를 기록했다. 원작의 부제는 ‘멸시당한 여자(A Woman Scorned)’. 그리스 신화 메데이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메데이아는 남편의 배신에 분노해 아들까지 죽이며 복수한다.

‘부부의 세계’ 원작자 마이크 바틀렛 #영국 BBC 시즌1·2 땐 시청률 31% #“완벽한 부부 요건? 그런 건 없다 #난 동갑아내와 행복한 결혼생활 중”

바틀렛을 최근 e메일로 만났다. 작가는 “(나는) 행복한 결혼생활 중”이라고 했다. 그의 부인은 동갑내기 연극인 클레어 리지모어다.

마이크 바틀렛

마이크 바틀렛

JTBC의 리메이크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신나고 흥분됐다.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의 캐릭터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를 바라니까.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기에 더 설렜다. 원작 일부가 바뀌는 것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원작에서 여자 주인공 제마 포스터(‘부부의 세계’에선 지선우) 남편의 애인의 부모는 레스토랑 경영자다. ‘부부의 세계’에선 준재벌급으로 설정됐다.

‘부부의 세계’에선 준재벌로 묘사됐는데.
“한국 사회에 대한 지식이 깊지 못해 조심스럽지만, 나는 내 원작을 다양한 문화권에서 각색해 소화하는 과정을 즐긴다. 원작의 핵심을 이해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만 해준다면 각색은 개의치 않는다.”
원작 드라마 BBC ‘닥터 포스터’. [사진 왓챠플레이]

원작 드라마 BBC ‘닥터 포스터’. [사진 왓챠플레이]

그러면서 바틀렛은 인도 출신 영국 작가인 살만 루슈디의 말을 인용했다. “통번역 과정에선 항상 일정한 의미가 상실되기 마련이다. 나는 이 과정에서 무엇인가가 동시에 획득된다는 생각에 고집스럽게 매달린다.”

‘부부의 세계’ 감상 소감은 어떤가. 배우들 연기는.
“질문과 함께 보내준 영상을 봤는데, 판타스틱하다. 특히 여성 주인공(배우 김희애)은  인상적이다. 연기력 덕분에도 시청자들이 더 잘 몰입할 것 같다.”
그리스 신화 ‘메데이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던데.
“‘메데이아’를 각색해 현대극으로 무대에 올린 적이 있는데, 젊은 여성 관객의 호응이 컸다. 메데이아가 남편의 배신에 희생양으로 추락하는 대신, 맞서 싸우며 정의를 찾겠다고 다짐하는 설정에 뜨겁게 반응하더라.”
‘닥터 포스터’ 시즌3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
“정말로 써야 할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으면 쓰지 않을 작정이다. 현재 시즌3에 대한 계획은 없다. 내 머릿속에서 캐릭터들이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고, 아마도 영원히 그러겠지만.”
‘부부의 세계’ 결말은 원작과 다를 수도 있다던데.
“시청자들을 계속 놀라게 할 수만 있다면 어떤 각색이 있어도 개의치 않는다. 단 주인공이 단순한 ‘희생양’이 되지는 않아야 하고 도덕성을 상실하면 안 된다. 여주인공은 선하다. 정의를 원하는 것뿐, 포기를 모를 뿐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부부의 요건은.
“완벽한 부부? 그런 건 없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고, 달라야만 한다. 하지만 모든 결혼의 공통점은 있다. 배우자를 기만할 때 그 결혼의 생명력은 위기에 처한다는 것. 결혼의 핵심엔 아마도 정직과 신뢰가 있지 않을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 한 번도 못 가 아쉽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꼭 보고 싶다. 주변에서 꼭 봐야 한다고 성화다. 한국 문화의 특징은 역동성인 것 같다. 에너지가 굉장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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