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주인공 지선우를 연기 하는 배우 김희애. 마이크 바틀렛 원작자는 김희애의 열연을 극찬했다. [사진 JTB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27/b95a7f44-5b14-46ea-91f6-138572295c62.jpg)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주인공 지선우를 연기 하는 배우 김희애. 마이크 바틀렛 원작자는 김희애의 열연을 극찬했다. [사진 JTBC]
인기 드라마 ‘부부의 세계’(JTBC)의 원작은 영국 BBC에서 방영된 ‘닥터 포스터’다. 원작자는 마이크 바틀렛(40). 영국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2013년 초연한 ‘황소(Bull)’로 영국 연극협회의 상도 받았다. ‘닥터 포스터’의 시즌1(2015년)과 시즌2(2017년)의 시청률은 31%를 기록했다. 원작의 부제는 ‘멸시당한 여자(A Woman Scorned)’. 그리스 신화 메데이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메데이아는 남편의 배신에 분노해 아들까지 죽이며 복수한다.
‘부부의 세계’ 원작자 마이크 바틀렛 #영국 BBC 시즌1·2 땐 시청률 31% #“완벽한 부부 요건? 그런 건 없다 #난 동갑아내와 행복한 결혼생활 중”
바틀렛을 최근 e메일로 만났다. 작가는 “(나는) 행복한 결혼생활 중”이라고 했다. 그의 부인은 동갑내기 연극인 클레어 리지모어다.

마이크 바틀렛
- JTBC의 리메이크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 “신나고 흥분됐다.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의 캐릭터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를 바라니까.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기에 더 설렜다. 원작 일부가 바뀌는 것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원작에서 여자 주인공 제마 포스터(‘부부의 세계’에선 지선우) 남편의 애인의 부모는 레스토랑 경영자다. ‘부부의 세계’에선 준재벌급으로 설정됐다.
- ‘부부의 세계’에선 준재벌로 묘사됐는데.
- “한국 사회에 대한 지식이 깊지 못해 조심스럽지만, 나는 내 원작을 다양한 문화권에서 각색해 소화하는 과정을 즐긴다. 원작의 핵심을 이해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만 해준다면 각색은 개의치 않는다.”
![원작 드라마 BBC ‘닥터 포스터’. [사진 왓챠플레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27/6193f321-9540-403f-ae3c-06b350af2fee.jpg)
원작 드라마 BBC ‘닥터 포스터’. [사진 왓챠플레이]
그러면서 바틀렛은 인도 출신 영국 작가인 살만 루슈디의 말을 인용했다. “통번역 과정에선 항상 일정한 의미가 상실되기 마련이다. 나는 이 과정에서 무엇인가가 동시에 획득된다는 생각에 고집스럽게 매달린다.”
- ‘부부의 세계’ 감상 소감은 어떤가. 배우들 연기는.
- “질문과 함께 보내준 영상을 봤는데, 판타스틱하다. 특히 여성 주인공(배우 김희애)은 인상적이다. 연기력 덕분에도 시청자들이 더 잘 몰입할 것 같다.”
- 그리스 신화 ‘메데이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던데.
- “‘메데이아’를 각색해 현대극으로 무대에 올린 적이 있는데, 젊은 여성 관객의 호응이 컸다. 메데이아가 남편의 배신에 희생양으로 추락하는 대신, 맞서 싸우며 정의를 찾겠다고 다짐하는 설정에 뜨겁게 반응하더라.”
- ‘닥터 포스터’ 시즌3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
- “정말로 써야 할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으면 쓰지 않을 작정이다. 현재 시즌3에 대한 계획은 없다. 내 머릿속에서 캐릭터들이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고, 아마도 영원히 그러겠지만.”
- ‘부부의 세계’ 결말은 원작과 다를 수도 있다던데.
- “시청자들을 계속 놀라게 할 수만 있다면 어떤 각색이 있어도 개의치 않는다. 단 주인공이 단순한 ‘희생양’이 되지는 않아야 하고 도덕성을 상실하면 안 된다. 여주인공은 선하다. 정의를 원하는 것뿐, 포기를 모를 뿐이다.”
- 당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부부의 요건은.
- “완벽한 부부? 그런 건 없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고, 달라야만 한다. 하지만 모든 결혼의 공통점은 있다. 배우자를 기만할 때 그 결혼의 생명력은 위기에 처한다는 것. 결혼의 핵심엔 아마도 정직과 신뢰가 있지 않을까.”
-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 “한국에 한 번도 못 가 아쉽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꼭 보고 싶다. 주변에서 꼭 봐야 한다고 성화다. 한국 문화의 특징은 역동성인 것 같다. 에너지가 굉장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