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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도 욕먹는 '아베 마스크'…먼지·이물질 나와 결국 회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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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배포한 천 마스크에서 결함이 발견돼 마스크 제작사가 아직 배포하지 않은 물량을 모두 회수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천 마스크 지급 정책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강하게 밀어붙여 '아베노마스크'라고 불리기도 했다.

24일 NHK에 따르면 천 마스크 납품 업체 4개사 중 쿄와(興和)와 이토추(伊藤忠)상사가 배포한 제품에서 문제가 발견돼 2개사가 전날 마스크 회수 방침을 발표했다. 이들은 검품 체제를 평소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마스크 부족 현상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국 모든 가구에 천 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마스크를 배포하기 시작했지만 일부 마스크에 먼지나 이물질이 붙어있는 등 '불량 보고'가 잇따랐다. 양사는 "현지에서 검품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본에 들어온 이후에도 다시 마스크 상태를 점검하는 등 검품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NHK 방송이 아베 정부가 지급한 임산부용 마스크에서 불량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NHK]

일본 NHK 방송이 아베 정부가 지급한 임산부용 마스크에서 불량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NHK]

이번 파동으로 '아베노마스크'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마스크 물품 불량 관련 보도가 나온 정도밖에 모른다"며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은 고치면서 나가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마스크를 현지에서 검품한 뒤 국내에서도 제품을 확인한 후 배포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예산 집행 현황을 발표했다. 그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배포 전 마스크를 회수해 검품하는 과정에서 배포가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배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입헌민주당 오사카 세이지(逢坂誠二) 정무조사회장은 "아베 총리는 국민에게 마스크를 2매씩 배포해 마스크 부족에 대응한다고 했지만 결국 회수하게 됐다"며 "임기응변식 정책에 분노가 끓어오른다"고 비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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