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사무총장, G20 노동장관에 격하게 경고 "현재 지원, 충분하지 않다"

중앙일보

입력 2020.04.24 11:07

업데이트 2020.04.24 11:19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이 지난해 6월 ILO 총회 폐막식에서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이 지난해 6월 ILO 총회 폐막식에서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이 라이더(Guy Ryder)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23일(현지 시각) 주요 20개국(G20) 고용노동부 장관을 불러 격하게 다그쳤다. "지원을 더 늘리고, 대책을 제대로 세우라"는 주문을 하면서다.

23일 특별 화상회의 열어 각국 장관들 다그쳐
"현재 취해진 대책으로는 취약계층에 재앙될 것"
"장기적인 위기에도 대비할 수 없다"
전 세계 연대를 통한 글로벌 불평등 해소도 촉구
"사회적 대화는 대중의 지지를 얻는 유일한 방법" 강조

라이더 사무총장은 이날 G20 노동부 장관과 특별 화상회의를 열었다. 스페인, 스위스, 아랍에미리트 등 초청국 노동부 장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계자도 참석했다.

라이더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일자리 보호를 위한 전 세계적 협력을 환영한다"면서도 "현재의 지원과 대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지금 수준의 지원과 대책으로는) 장기적인 위기에 대비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근로자를 보호하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비공식 경제(단시간 근로자, 가사업무 종사자 같은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와 낮은 수준의 사회보호를 받는 사람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키르키즈스탄의 빈곤층에게 인도적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원봉사자들이 키르키즈스탄의 빈곤층에게 인도적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라이더 사무총장은 위기가 저소득, 중간소득 국가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불평등이 가중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연대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미 불평등이 확대되고 빈곤이 심화하고 있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LO는 공산 혁명을 저지하기 위해 창설(1946년)된 유엔(UN) 산하 최초의 전문기구다. 산업혁명 이래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가 침해되고, 불평등이 확산하면서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갔다. 이런 분위기가 공산혁명의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노동조건 개선 등의 방식으로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평화와 안정 기조를 유지케 한다는 데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게 ILO 설립으로 이어졌다.

라이더 사무총장이 세계 각국의 연대를 강조한 것은 이런 ILO 정신에 입각한 행동이다.

라이더 사무총장은 또 "사회적 대화는 견고하고 공평한 경제 회복을 촉진하고, 이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대중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G20 노동부 장관은 화상회의가 끝난 뒤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장관들은 선언문을 통해 일자리와 소득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정책과 사회보장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제적 협력도 촉구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과 고용노동정책을 소개하고 "한국의 고용정책 대응 경험을 국제 사회에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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