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미등기 아파트 전세계약, 방법이 다 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2020.04.24 10:00

[더,오래] 최환석의 알기쉬운 부동산(30)  

회사 근처로 전셋집을 옮길 예정인 A씨. 준공 3년 차로 새 아파트인 데다 가격도 적당해서 계약하기로 마음먹고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던 순간 당황했다. 등기부등본 확인이 안 되는 것이다. 준공된 지 한참인 수천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가 등기가 없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보존등기 절차는 통상 수개월 내에 마무리되지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신축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이유로 조합 청산이 지연됨에 따라 후속 과정인 소유권 이전고시와 보존등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Pixabay]

보존등기 절차는 통상 수개월 내에 마무리되지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신축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이유로 조합 청산이 지연됨에 따라 후속 과정인 소유권 이전고시와 보존등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Pixabay]

왜 미등기상태로 남아 있을까?
일반적으로 건축물은 준공 후 소유권 보존을 위한 최초 등기를 하게 되는데 이를 보존등기라 한다. 그렇다면 왜 준공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보존등기가 안 되는 걸까? 보존등기 절차는 통상 수개월 내에 마무리되지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신축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이유로 조합 청산이 지연됨에 따라 후속 과정인 소유권 이전고시와 보존등기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조합원뿐만 아니라 일반 분양을 받은 수분양자 또한 등기하지 못하는 미등기 상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미등기 문제없을까?
미등기 상태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관청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해당 건물(아파트)을 사용할 수 있다. 잔금을 전부 치렀다면 입주를 하든 임대를 하든 사용과 관련된 행위를 하는 데 문제 없다. 다만, 미등기로 인해 매매계약 또는 전세계약을 하는데 애로사항이 생기게 되는데 미등기 상태에서는 매매가 불가능한 점이 대표적인 제약이다.

2·20 부동산대책에서 정부는 소유권이전 등기일까지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규제를 조정대상지역까지 확대했다. 따라서 위와 같이 소유권 등기가 되지 않아 미등기 상태인 경우 분양받은 아파트는 분양권 상태에 있기 때문에 매매가 불가능하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경우에도 조정대상지역 내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이 적용돼 거래가 불가능하다. 비규제 지역은 예외지만, 부동산 규제지역에서는 등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규제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조합원 지위양도제한 예외 및 분양권 전매제한 예외 규정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거래가 가능하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와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미등기 상태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관청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해당 건물(아파트)을 사용할 수 있다. 잔금을 전부 치렀다면 입주를 하든 임대를 하든 사용과 관련된 행위를 하는 데 문제 없다. [사진 Pixabay]

미등기 상태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관청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해당 건물(아파트)을 사용할 수 있다. 잔금을 전부 치렀다면 입주를 하든 임대를 하든 사용과 관련된 행위를 하는 데 문제 없다. [사진 Pixabay]

미등기 상태인 경우 거래가 어렵지만, 세금을 아끼는 효과는 거의 없다. 미등기 상태여도 잔금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취·등록세를 내야 하고 한국감정원을 통해 산정된 준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미등기 상태는 전세를 구하는 임차인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등기가 안된 상태라 건축물대장 또한 없기 때문에 무허가건물과 같이 문제가 있는 아파트를 임차하는 것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크다. 전 재산이라 할 수 있는 전세보증금을 떼이는 건 아닐까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꼼꼼히 확인한다면 보증금 떼일 염려는 별로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을 통해서 확인했던 소유자 등이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미등기 아파트 전세계약 시 유의사항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미등기 상태에서는 등기부등본(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통해 계약 대상에 대한 소유권을 포함한 각종 권리관계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인을 꼼꼼히 해야 한다.

미등기 아파트 전세계약 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확인해야 한다. 1)임대인이 분양계약서 원본의 소유자와 일치하는 지 2)분양대금의 미납이나 연체는 없는지 3)은행의 대출 잔액과 연체현황 등을 확인한다. [사진 Pixabay]

미등기 아파트 전세계약 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확인해야 한다. 1)임대인이 분양계약서 원본의 소유자와 일치하는 지 2)분양대금의 미납이나 연체는 없는지 3)은행의 대출 잔액과 연체현황 등을 확인한다. [사진 Pixabay]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1) 소유권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미등기 상태일 때는 분양계약서를 통해서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다. 임대인이 분양계약서 원본의 소유자와 일치하는지 건설회사(분양회사)에 문의해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소유자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의 경우 또한 비슷한 절차를 거치지만 토지를 소유한 경우에는 토지등기부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2) 분양대금의 미납, 연체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첫 전세계약의 경우 통상 분양대금 중 잔금이 미납된 상태에서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잔금과 동시에 잔금을 납부할 것을 임대차계약서상에 명시해 챙겨야 한다. 이 외에도 분양자(또는 조합원)가 분양대금을 미납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분양회사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 분양권 상의 가압류, 가처분 등이 설정돼 있는지도 같이 확인해야 한다.

3) 은행의 대출 잔액과 연체현황을 확인한다.
분양계약서상에는 중도금대출, 조합원의 이주비대출 등에 대한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다. 따라서 과도한 채무가 있는 경우 (상환조건부가 아니라면) 후순위가 되어 전세보증금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대출에 대한 사항은 은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통상 집단대출을 통해 대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지 않다.

이 외에 소유자 당사자가 아닌 경우 위임장 지참 여부, 확정일자 및 전입신고 처리 등 일반 전세 계약 시 유의해야 할 사항 또한 같이 챙겨야 한다. 공인중개사가 중개하는 경우 필요사항들을 잘 챙기겠지만, 나 스스로 어떤 것을 유의해야 하는지 잘 안다면 미등기라는 이유로 마음에 드는 전셋집의 계약을 미루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등기 상태에서 매매계약(분양권 거래에 해당)을 하는 경우에도 위와 비슷하게 유의사항들을 챙기면 되는데 조합원의 지위를 양도받는 조건일 때는 지위양도제한 예외에 해당하는지 관련 서류들을 추가로 확인해야만 한다.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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