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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주문 30분만에 택배차 싣는다, 마트 천장 '레일 비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르포] 토마토, 바로배송 여행을 떠나다   

안녕, 난 충청남도 부여에서 상경한 찰토마토야. 22일 새벽 노원구 중계동 롯데마트에 도착해서 내가 자란 동네서 못 보던 열대과일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지.

그런데 이날 낮 12시 8분 매장 직원 누나가 들고 있는 개인용 정보단말기(PDA)에 띠링띠링 알람이 떴어. 서울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314동에 사시는 김 모(55) 아주머니께서 요리를 하시는데, 내가 꼭 필요하시다는 거야. 롯데그룹 7개 온라인 통합 쇼핑몰(롯데ON)이나 롯데마트 애플리케이션에서 나 같은 ‘바로배송’ 상품을 주문하면, 주문 즉시 14인의 롯데마트 직원 PDA에 주문 내역이 전송된대.

나는 정말 신이 나서 빨리 상계동으로 달려가고 싶었지. 요즘에 새벽배송이다 로켓배송이 난리잖아. 내일 아침이면 상계동에서 안주인을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어.

상계동 김 모 씨가 주문한 찰토마토가 롯데마트 중계점에 진열되어 있다. 문희철 기자.

상계동 김 모 씨가 주문한 찰토마토가 롯데마트 중계점에 진열되어 있다. 문희철 기자.

주문부터 출하까지 30분

그런데 인생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 빨리 찾아오더군. 낮 12시 15분에 롯데마트 쇼핑마스터가 나를 ‘바로배송’이라고 적힌 녹색 장바구니에 집어넣었지. 내가 탄 장바구니는 매장 내 1번 리프트를 타고 자동으로 매장 천장으로 상승했어. 천장에 깔린 레일을 타고 한가롭게 흥얼거리며 장 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데, 내가 탄 것과 똑같은 리프트가 3개 더 있더라. 4개의 리프트는 각각 ▶농산품 ▶수산·축산·조리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이 탈 수 있는 리프트였어.

레일을 타고 대형마트를 가로질러 12시 20분 패킹(packing·포장)장에 도착했어. 알고 보니 상계동 안주인께선 나 말고도 다른 물건도 필요하셨던 모양이야. 3번 리프트를 타고 온 우유와 4번 리프트를 타고 온 샴푸가 잠시 후 도착하자 나와 같은 바구니에 담겼어. 우리들은 최종 검수자의 손을 거쳐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지. 다 함께 리프트를 타고 1층 출하장으로 내려가는데 어찌나 신나던지!

김 씨가 주문한 찰토마토를 롯데마트 쇼핑마스터가 집어들어 지정 리프트에 태우고 있다. 문희철 기자.

김 씨가 주문한 찰토마토를 롯데마트 쇼핑마스터가 집어들어 지정 리프트에 태우고 있다. 문희철 기자.

e커머스보다 빠르고 편리

우측 상단 초록색 장바구니를 타고 이동 중인 토마토. 문희철 기자.

우측 상단 초록색 장바구니를 타고 이동 중인 토마토. 문희철 기자.

2분 30초 가량 롤러코스터를 탔을까? 롯데마트 배송기사님이 우리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계시더라고. 다섯 개의 슈트(shoot·제품이 나오는 창구) 중에서 우리가 나오는 1번 슈트에 미리 배송기사님이 대기하고 있으셨어. 배송기사님은 우리를 번쩍 들어 출고장에 대기 중이던 빨간 택배차에 넣었어. 상계동 아주머니께서 애플리케이션에서 우리를 주문한지 딱 30분 만에 벌어진 일이야.

롯데마트 중계점 반경 5㎞ 이내서 주문하면, 평균적으로 1시간 만에 주문한 물품이 도착한대. 실제로 나는 이날 오후 1시 5분 상계주공아파트에 도착했어. 차가 좀 막히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늦어진다 해도 주문한 지 2시간 안에는 배송이 끝난다고 해.

‘바로배송’이라고 부르는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 건 롯데마트가 22일 테스트를 시작한 '풀필먼트(fulfillment·이행) 시스템' 덕분이야.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입고→재고관리→분류→배송까지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지. 오는 28일 롯데그룹이 롯데ON을 론칭하면서 롯데마트도 풀필먼트 시스템을 정식으로 시작한대.

패킹장에 도착한 찰토마토는 여기서 상품 분류와 검수를 거쳐 출하장으로 이동했다. 문희철 기자

패킹장에 도착한 찰토마토는 여기서 상품 분류와 검수를 거쳐 출하장으로 이동했다. 문희철 기자

배송 지역(반경 5㎞) 한계  

롯데마트 소비자가 주문한 순간부터 배송기사가 택배차에 상품을 넣고 출발하기까지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실제 배송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문희철 기자.

롯데마트 소비자가 주문한 순간부터 배송기사가 택배차에 상품을 넣고 출발하기까지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실제 배송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문희철 기자.

롯데마트·이마트 같은 대형마트가 그동안 온라인 쇼핑(e커머스·e-commerce)에 소비자를 많이 뺏겼던 게 사실이잖아. 그런데 바로배송은 e커머스를 넘어설 회심의 카드래. e커머스의 최대 장점이 빠른 배송인데, 바로배송은 e커머스보다 더 빠르거든.

게다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제로 판매 중인 상품을 보내준다는 점도 장점이야. 매장 관리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판매용으로 적합하다고 결정한 상품이라 아무래도 창고에 박혀있던 상품보다는 신선할 수 있지. 물론 배송거리에 제약(반경 5㎞ 이내)이 있는 단점중 하나지. 롯데마트는 현재 2개 매장(중계점·광교점)에 도입한 바로배송 서비스를 9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래.

권영대 롯데마트 풀필먼트매니저(부점장)의 말이야.
“소비자가 온라인 상에서 클릭만 하면 롯데마트 쇼핑마스터가 장을 대신 봐주는 개념입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요리 재료를 주문하고 한두시간만 기다리면 제품이 도착하기 때문에 롯데마트 고객들은 냉장고에 신선식품을 보관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1시간 배송'을 만든 롯데마트 풀필먼트 시스템 순서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토마토를 롯데마트 관계자가 담고 있다. 문희철 기자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토마토를 롯데마트 관계자가 담고 있다. 문희철 기자

롯데마트 쇼핑마스터는 이 토마토를 지정 리프트에 태운다. 문희철 기자

롯데마트 쇼핑마스터는 이 토마토를 지정 리프트에 태운다. 문희철 기자

리프트에 탄 상품은 4분30초 동안 레일을 타고 자동으로 이동한다. 문희철 기자

리프트에 탄 상품은 4분30초 동안 레일을 타고 자동으로 이동한다. 문희철 기자

레일을 타고 이동한 상품들이 도착하는 패킹장. 문희철 기자

레일을 타고 이동한 상품들이 도착하는 패킹장. 문희철 기자

패킹장에서는 개별 도착한 상품을 고객별로 재포장하고 검수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문희철 기자

패킹장에서는 개별 도착한 상품을 고객별로 재포장하고 검수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문희철 기자

검수까지 마친 상품은 다시 리프트를 타고 한 층 내려가 하역장으로 이동한다. 문희철 기자

검수까지 마친 상품은 다시 리프트를 타고 한 층 내려가 하역장으로 이동한다. 문희철 기자

하역장에서 기다리던 배송기사는 상품을 택배차에 상차한다. 문희철 기자

하역장에서 기다리던 배송기사는 상품을 택배차에 상차한다. 문희철 기자

롯데마트 소비자가 주문한 순간부터 배송기사가 택배차에 상품을 넣고 출발하기까지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실제 배송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문희철 기자

롯데마트 소비자가 주문한 순간부터 배송기사가 택배차에 상품을 넣고 출발하기까지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실제 배송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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