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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메시지, 어린이 회견…코로나 ‘여성 리더십’ 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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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여성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WP “공감·포용·이성적 대처 빛나 #확산 부채질 남성 지도자와 대조” #메르켈 독일 총리 진솔한 연설 #“사랑하는 이들 잃을 수 있어요” #차이잉원 대만 총통 단호 대응 #확산 초기부터 중국인 입국 막아 #아던 뉴질랜드 총리 SNS 활용 #페북에 생활수칙 등 영상 띄워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눈높이 회견 #“어린이 여러분 두려움 이해해요”

아던 뉴질랜드 총리

아던 뉴질랜드 총리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 등 세계 여성 지도자들의 코로나19 대처를 소개하며, “효과적 메시지와 이성적 대응은 바이러스 확산을 부채질한 몇몇 주요 남성 지도자들과 극명히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솔베르그 노르웨이

솔베르그 노르웨이

노르웨이 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인 에르나 솔베르그(2013년 10월부터 재직)는 코로나19가 유럽으로 퍼지자, 지난달 16일부터 모든 외국인 여행객 입국을 막는 과감한 조처를 했다. ‘어린이 대상 기자회견’을 열고는 “많은 어린이가 두려워하는 걸 안다. 지금 같은 시기엔 무서움을 느껴도 괜찮다”고 하는 등 국민을 향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도 계속 던지고 있다. 22일 기준 노르웨이의 확진자는 7113명, 사망자는 154명. 확산세는 가라앉고 있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해 3월, 51명이 사망한 이슬람 사원 총기 테러 때도 ‘포용의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총기규제법 개정 등 빠르고 실질적인 대응을 취하면서, 검은 히잡을 쓴 채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의회에서 아랍어로 인사하며 ‘포용’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아던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공식 브리핑 외에도 자택에서 수시로 페이스북 실시간 방송을 통해 생활 수칙 등을 알렸다. 22일 기준 뉴질랜드 확진자는 1113명. 세계에서 인구 대비 확진자가 가장 적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로이터]

차이잉원 대만 총통. [로이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호했다.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1월 22일 중국 우한에서 오는 여행객 입국을 막았고, 2월 6일엔 중국의 반발에도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과 가장 인접한 국가임에도 코로나19 확진자는 425명에 불과하다. 차이잉원 총통은 자국의 방역 대책을 넘어 ‘대만은 도울 수 있다’는 캠페인을 펼치며 세계의 코로나19 대응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이잉원 총통의 국내 지지도는 68.5%(2월 22일)까지 치솟았다.

메르켈 독일 총리. [연합뉴스]

메르켈 독일 총리.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민에게 진지하게 호소하는 모습으로 코로나 위기를 헤쳐가고 있다. 메르켈은 지난달 18일 대국민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시련의 시기다. 위기극복을 확신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얼마나 많이 잃을지 모른다”며 상황의 심각성과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전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수차례 강조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한 선임연구원은 “메르켈이 14년간 총리로 재직하며 한 연설과 달리, 개인적이고 솔직한 연설”이라고 WP를 통해 평가했다. 지난달 27일 독일 ZDF방송이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 메르켈 총리는 79%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2만 명이 넘었지만, 독일 사망자는 약 5000명이다.

『빅브러더를 배신하다: 깨어나는 중국 페미니스트』의 저자 레타 홍 핀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한 사람은 대부분 여성 지도자”라며 “성평등을 통해 세계 공중 보건과 국가 안보를 증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의원연맹(IPU)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 기준 152개국의 선출직 지도자 중 여성은 10명뿐이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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