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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배송도 늦다, 대형마트 ‘1시간 배송’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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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주문부터 배송기사가 택배차에 상품을 넣고 출발하기까지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실제 배송까지 1시간이 걸렸다. 고객이 앱으로 주문한 토마토를 롯데마트 직원이 담고 있다.

주문부터 배송기사가 택배차에 상품을 넣고 출발하기까지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실제 배송까지 1시간이 걸렸다. 고객이 앱으로 주문한 토마토를 롯데마트 직원이 담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커머스·e-commerce)의 공세에 번번이 당하던 대형마트가 반격의 카드를 마련했다. e커머스가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은 비결 중 하나는 신속한 배송인데, 이보다 더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갖췄다.

롯데마트 ‘바로배송’ 동행해보니 #소비자가 앱으로 주문한 토마토 #쇼핑마스터가 매장서 골라 담아 #리프트로 보내면 포장 뒤 배송 #반경 5㎞ 내만 이용 가능 ‘한계’

롯데마트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노원구 롯데마트 중계점에서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로배송 서비스는 매장 반경 5㎞ 이내서 롯데마트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오는 28일 오픈할 롯데그룹 온라인 통합 쇼핑몰(롯데ON)로 주문하면, 평균 1시간 만에 주문한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권영대 롯데마트 풀필먼트매니저(부점장)는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이 1시간 30분 이내에 끝난다”며 “교통 체증 등 예상치 못한 변수를 고려해도, 주문 시각에서 2시간 이내에는 배송을 완료한다”고 설명했다.

마트 쇼핑마스터가 토마토를 지정 리프트에 태운다.

마트 쇼핑마스터가 토마토를 지정 리프트에 태운다.

‘바로배송’이 가능해진 건 롯데마트가 22일 테스트를 시작한 풀필먼트(fulfillment·이행) 시스템 덕분이다. 풀필먼트는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입고→재고관리→분류→배송까지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롯데마트 중계점에 상주하는 쇼핑마스터의 개인용 정보단말기(PDA)에 알림이 울린다. 14명의 쇼핑마스터는 롯데마트 매장에서 소비자 대신 주문한 제품을 담아 장바구니에 넣는다.

개별 도착한 상품을 고객별로 재포장하고 검수한다.

개별 도착한 상품을 고객별로 재포장하고 검수한다.

리프트에 연결된 레일을 타고 장바구니는 자동으로 패킹(packing·포장)장에 도착한다. 바코드 식별장치를 통해 같은 고객이 주문한 각기 다른 상품은 같은 패킹 담당자에게 도착하도록 설계돼 있다. 포장과 검수 단계를 지난 고객의 장바구니는 하역장으로 자동으로 옮겨져 택배차에 싣고 배송한다. 이렇게 주문부터 출하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 이내였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에 도착한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도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7시까지 배송한다. 통상 7~8시간이 걸리는 e커머스와 비교하면, 롯데마트 바로배송은 배송 시간(1~2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하역장에서 배송기사가 상품을 싣는다. 문희철 기자

하역장에서 배송기사가 상품을 싣는다. 문희철 기자

롯데마트는 배송 시간 지정도 가능하다. 또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제로 전시 중인 상품을 보내준다는 점도 바로배송의 장점이다. 매장 관리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판매용으로 적합하다고 결정한 상품을 보내주기 때문에 창고에 박혀있던 상품보다는 신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롯데마트의 ‘옴니채널(omni-channel)’ 매장이다.

하역장에서 배송기사가 상품을 싣는다. 문희철 기자

하역장에서 배송기사가 상품을 싣는다. 문희철 기자

미국 최대 대형마트 월마트도 한때 e커머스 공세에 시달렸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매장을 설립한 것이 e커머스 공세를 뿌리친 비결중 하나다. 지난해 월마트 순이익은 149억 달러(18조원)로 2018년 대비 123%나 늘었다. 롯데마트는 10만 명이 바로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연간 648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거리 제약이 한계다. 바로배송을 실시하는 매장(중계점·광교점)에서 반경 5㎞ 이내에서 주문하는 경우에만 바로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아파트가 밀집한 단지에 자리한 매장을 중심으로 향후 9개 매장으로 이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다. 단 9개 매장으로 바로배송이 확대되도, 반경 5㎞ 거리 제한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권영대 롯데마트 중계점 풀필먼트매니저(부점장)는 “바로배송은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클릭만 하면 롯데마트 쇼핑마스터가 장을 대신 봐주는 개념”이라며 “앱으로 요리 재료를 주문하고 한두 시간만 기다리면 제품이 도착하기 때문에 롯데마트 고객들은 냉장고에 신선식품을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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