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AR시대 확 당겨졌다…부동산ㆍ쇼핑ㆍ수학여행까지 대체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20.04.23 16:33

업데이트 2020.04.23 18:27

민낯으로 화상 회의에 참석해도 상대방에겐 ‘풀메(풀메이크업)’로 보인다. 수학여행을 안가고 거실에서도 불국사 안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고, 선글라스 매장에 가지 않고도 가상으로 얼굴에 착용한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다.  

AR(증강현실)로 지금 모두 구현하는 서비스다. AR앱 개발사인 시어스랩의 정진욱(48) 대표는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언택트(비접촉) 문화가 확산하면서 AR산업이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즐길거리였던 AR이 이제는 교육ㆍ쇼핑ㆍ관광ㆍ부동산 등의 분야에서 필수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어스랩은 2014년 ‘틱톡’의 원조격인 AR 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페이스북·이베이·디즈니·삼성·LG 등의 AR 파트너사로, AR 코어 등 AR분야에서 토종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AR앱 개발사 시어스랩 정진욱(48) 대표 인터뷰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 [사진 시어스랩]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 [사진 시어스랩]

코로나19가 AR 시장에 미친 영향은
AR 시대를 확 당겼다. 우선 쇼핑에서 수요가 높아졌다. 기존에 AR 착용 서비스를 선보였던 이베이 뿐 아니라 롯데, 신세계 등이 AR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교육에서는 교사가 강의할 때 뒷 배경을 현장 수업 장소로 바꾸거나 교사가 특정 캐릭터로 변신할 수도 있다. 실제로 국내 교육 기업 두 곳이 AR을 이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부동산도 집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부동산 사무실에 앉아 AR로 집안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게 진화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금 어떤 AR서비스가 가능한가  
현재 기술로도 전세계 유명 관광지나 박물관, 스포츠 경기 등을 360도로 실시간 관람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이용자가 자기가 있는 공간 바닥을 스캔하면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포털)가 생기고, 입구로 걸어들어가면 새로운 공간을 360도로 탐색할 수 있다. 수학 여행이나 해외 여행, 국제 스포츠 경기를 집이나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여행 경험도 더 풍부하게 만들수 있다. AR를 통해 실제하는 공간에 메시지를 남기거나 다른 사람이 남긴 메시지를 볼 수도 있다. 또 골목길의 숙소나 맛집도 2D(차원) 맵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쉽게 찾을 수 있다.    
AR 스티커 남기기 기능을 사용하면 실제하는 공간에 카메라를 비춰 메시지를 남기거나 타인이 남긴 메시지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시어스랩]

AR 스티커 남기기 기능을 사용하면 실제하는 공간에 카메라를 비춰 메시지를 남기거나 타인이 남긴 메시지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시어스랩]

지난해 이통사들이 5G 킬러 콘텐트로 ARㆍVR(가상현실)를 내세웠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원인이 뭔가    
이통사는 콘텐트를 만드는 DNA가 있는 회사는 아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트를 만들기보다 5G의 고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마케팅적인 필요로 만들었다. 콘텐트 제작 ‘선수’들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아직은 5G 단말기 숫자가 적어 콘텐트 전문가가 5G만을 위한 콘텐트 개발에 뛰어들지 않았다. 앞으로 5G폰이 확대될수록 게임이나 영상 분야에서 스토리성과 작품성을 갖춘 콘텐트가 개발될 거다. 

5월 누구나 '틱톡' 만들 수 있는 'AR 기어' 출시 

세계 최초로 롤리캠을 개발했지만 후발주자인 네이버 스노우에 시장을 뺏겼다. AR 기술도 대기업이나 해외 시장에 아이디어를 뺏길 우려는 없나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구글이나 애플 모두 AR 앱을 만들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시어스랩도 이 분야에서 토종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AR 툴 만으로 경쟁한다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구글ㆍ애플과 경쟁이 되겠나. 시어스랩은 여기에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콘텐트까지 제공한다. 시어스랩은 디즈니, 픽사, SM엔터테인먼트 등 200여개의 IP(지적재산권) 판권을 확보했고, 6000개 이상의 AR 콘텐트를 제작해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 5월엔 개발자 누구나 틱톡이나 스노우 같은 앱을 만들 수 있는 AR 제작 툴(SDK)과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콘텐트를 공급하는 ‘AR 기어’ 플랫폼을 국내 출시한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시어스랩 사무실에서 정진욱 대표(뒷줄 왼쪽 두번째)와 직원들이 'AR 기어' 벽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경진 기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시어스랩 사무실에서 정진욱 대표(뒷줄 왼쪽 두번째)와 직원들이 'AR 기어' 벽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경진 기자

향후 한국 AR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한국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걸 정말 잘한다. 미국ㆍ중국 ICT 기업 입장에선 매일같이 새로운 앱이 쏟아지는 한국만큼 좋은 테스트베드(시험대)가 없다. 하지만 한국은 당장 돈을 버는 앱에만 주로 투자한다. 중장기적으로 전체 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코어 기술에 대한 투자는 취약하다. 그렇다 보니 정작 큰 과실을 미국과 중국에 뺏기고 만다. 한국 게임이 성장해도 수혜를 보는 건 게임 제작 툴을 파는 유니티ㆍ언리얼이다. 결국 국산 코어 기술을 육성하지 않으면 해외 기업의 배만 불려주게 된다. 물론 현재 국산 AR 코어 기술은 수조원씩 투자하는 구글ㆍ애플에 밀릴 수 밖에 없다. 국내 대기업들이 토종 기술과 생태계를 키운다는 자세로 스타트업과 전략적으로 협업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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