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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폰카로 DSLR급 사진찍기 '가평 계곡서 만난 깽깽이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
이름만 보면 그다지 정감이 가지 않습니다.
아름다움을 조금도 연상할 수 없는 이름일 겁니다.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그런데 말입니다.
받은 빛이 고스란히 스며든 연보라 꽃잎,
그 스며든 빛을 뿜는 꽃잎이
가녀린 꽃대에서 투명하게 하늘거릴 때면
도저히 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고운 꽃이

대체 깽깽이란 이름을 얻은 이유가 뭘까요?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조영학 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독초인 풀을 개가 먹고서  아파 깽깽거려서 깽깽이풀이다.
둘째, 잎이 깽깽이 즉, 바이올린을 닮아서 그렇다.
셋째, 개미가 씨앗을 물고 다니다 떨어뜨린 자리에 한 뭉텅이씩 피는데,
그 거리가 대충 한발로 깽깽이할 거리여서 그렇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 작가는 세 번째가 정설로  닿는다고 합니다.
저는 세 가지 이유가 다 맘에 와 닿지 않습니다.
꽃과 이름이 이리도 어울리지 않는 꽃이 있을까요?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조 작가의 이야기에 의하면 잎이 연잎과 흡사하다고 합니다.
비가 오면 잎에 닿은 빗방울이 연잎에서처럼 쪼르륵 굴러떨어지며,
잎 모양도 연잎 닮았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빛을 모은 투명한 꽃이 연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을 우리 산과 들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2011년까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될정도였습니다.

요즘 원예종으로 개발이 되어 위기종에서 벗어났을 뿐,
좀처럼 보기 힘든 귀한 꽃입니다.
게다가 흐리거니 비가 오면 꽃잎을 닫아버립니다.
이는 꽃술을 보호하기 위한 그들의 생존 본능인데요.
드문 데다 빛이 좋아야만 만날 수 있는 꽃이니
만남 자체가 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깽깽이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

경기 가평 논남유원지계곡에서 이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 친구들은 대체로 무리 지어 핍니다.
무리 지어 아롱거리는 꽃 빛을 보려
납작 엎드려야 했습니다.
이 친구들과 눈높이를 마주해보십시오.
그러면 알게 됩니다.
그들의 참모습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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