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안인득, 3시간 기다려 새벽 노렸다" 항소심도 사형 구형

중앙일보

입력 2020.04.23 10:36

업데이트 2020.04.23 10:42

자신이 살던 아파트 주거지에 불을 지르고 흉기로 이웃 주민 22명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안인득(43)의 항소심 재판에서 1심과 같은 사형이 구형됐다.

검찰, "계획 범행이고, 분별력도 있다"
2심도 안인득 심신미약 여부 쟁점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안인득(43). 연합뉴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안인득(43). 연합뉴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고법판사)는 22일 안인득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항소심 공판을 통해 검찰의 의견서와 안인득의 항소이유서 등을 제출받아 증거조사와 함께 양측의 최종 변론을 들었다.

 검찰은 안의 범행 사실을 나열하며 철저한 계획 범행이고, 의사분별이 없는 상태의 범행도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사 측은 “피고인은 범행을 철저히 계획해 휘발유를 사 온 뒤 3시간을 기다려 오전 4시 25분쯤 불을 질렀는데 주민들이 깊은 잠에 빠져 방어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노려 최적의 시간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화재 시 주민들이 중앙계단을 통과하는 구조를 이해하고 계단으로 대피하는 사람들을 공격했는데 11분 사이에 갈등관계에 있는 11명의 주민만 골라 흉기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에 대한 범행 이후 임상 심리 분석에서 의식이나 인지 능력이 명료하며 평소 이상행동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검사 측은 “사형은 집행하지 않지만, 최고 형벌로 끔찍하고 잔혹한 범죄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사형을 구형해 달라”고 했다.

 반면 안은 검사 측의 의견을 듣던 중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수차례 말을 끊고 자기 할만을 하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사회적으로 불이익과 피해를 봤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안은 “아파트 내에서 몰카와 성매매, 아동학대, 납치, 마약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며 “(검찰 측에 여러 차례)하소연과 설명을 그리 드렸는데 90% 이상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안의 변호인은 “피고인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사회적 불이익과 사생활 침해 피해를 봤다는 그런 내용이다”며 “피고인은 궁핍한 생활을 해왔으며, 조현병 진료를 받다가 중단됐고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로 극심한 피해망상과 분노가 발생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최후 변론을 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도 안인득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가 최대 쟁점이 됐다.

진주 아파트 방화 및 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3)이 병원을 가기 위해 지난해 4월 19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주 아파트 방화 및 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3)이 병원을 가기 위해 지난해 4월 19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검찰은 “안인득은 범행 당일 자신과 원한 관계에 있던 주민들은 무참히 살해했지만, 집 앞에서 만난 신문 배달부는 스쳐 지나갔고, 관리사무소 직원은 한 차례 공격만 하고 죽이지 않는 등 구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이 공포탄을 쐈을 때는 ‘공포탄 백날 쏴봐라’라고 했다가 실탄을 쏘자 흉기를 버리고 투항했고, 범행 뒤에는 누구를 죽였냐는 질문에 ‘수갑을 헐겁게 해주면 말해주겠다’고 협상까지 했다”며 안인득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은 "안인득이 2016년부터 조현병 치료를 중단하면서 피해망상이 심해졌고 그런 상태에서 4월 17일 범행을 저질렀다”고 맞섰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심신미약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심원들의 의견(9명 중 8명 동의)을 받아들여 사형을 선고했다. 한편 안인득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20일 열린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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