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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위스키·칵테일도 테이크아웃" 지금 일본 술집에선…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65)

지난 8일, 서초구청은 서래마을에 위치한 한 바(bar)에서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의 다른 구에 거주하는 종업원 1명과 이 바를 방문한 서초구 주민 2명이다. 손님이었던 확진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종업원과 또 다른 손님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이 손님의 배우자도 마찬가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바에서 바텐더와 손님은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눈다. 폐쇄적인 공간의 특성상,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쉽다. 아직 한국 정부는 폐쇄 조처를 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국가에서는 폐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호텔 바 등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영업중지를 결정한 곳도 있다.

바텐더와 손님은 매우 밀착해 대화를 나눈다. [사진 김대영]

바텐더와 손님은 매우 밀착해 대화를 나눈다. [사진 김대영]

지난 7일, 아베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했다. 이에 일본 국세청은 이자카야나 술을 파는 음식점이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술을 팔 수 있게 하는 면허 발급을 결정했다. 6개월 한정 ‘기간 한정 주류소매업 면허’인데, 지난 10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대상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장 술을 팔아 자금 확보가 필요한 음식점이다. 이 면허를 취득하면 술의 테이크아웃 판매는 물론이고, 배달 판매도 가능하다. 일본의 여러 바에서 이 면허를 취득해 위스키 소량판매를 준비 중이다. 일부는 칵테일 배달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의 바 들은 사진의 작은 병에 위스키를 담아 파는 걸 계획하고 있다. [사진 김대영]

일본의 바 들은 사진의 작은 병에 위스키를 담아 파는 걸 계획하고 있다. [사진 김대영]

일본의 바 연합 중 하나인 더 위스키 후프(THE WHISKY HOOP)는 지난 10일 “코로나를 이길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바를 응원합시다”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가족이나 직장에 코로나19 감염을 확산시킬까 봐 바에 못 가지만, 단골 바의 경영난을 염려하는 이들에게 1만 엔짜리 e-티켓을 파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구입한 티켓의 금액만큼 바를 이용할 수 있다. 손님은 좋아하는 업소가 계속 운영되는 걸 도울 수 있고, 바텐더는 당장의 경영난을 이겨내는 밑거름이 된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손님과 바텐더가 마주했을 때, e-티켓에 담긴 서로의 마음으로 이야기꽃이 필 것이다.

BAR를 응원합시다. ’support the BAR“. [THE WHISKY HOOP 홈페이지]

BAR를 응원합시다. ’support the BAR“. [THE WHISKY HOOP 홈페이지]

서래마을 바에서 일어난 코로나19 감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하루하루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언제 다시 감염이 확산될지 모를 일이다. 손 놓고 코로나19가 사라지기만을 참고 기다릴 수는 없다. 바텐더에게 대출이나 세금 감면 등 당장 눈에 보이는 지원도 필요하지만, 바텐더와 손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거나 응용하면 좋겠다. 정부와 민간,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바텐더와 손님의 거리가 멀어지거나 겸연쩍지 않으려면.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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