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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땐 달러가 최고…3월 외화예금 68억 달러 증가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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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거주자 외화예금은 752억9000만 달러로 한달 전보다 67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월 증가폭으로는 2018년 11월(69억4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593억5000만 달러)이 한달 새 65억1000만 달러 증가했고, 개인예금(159억4000만 달러)도 2억7000만 달러 늘었다. 기업이 좀더 적극적으로 외화예금을 늘린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반 기업이 현금성 자산 확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는 물론 금융시장으로도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안전한 자산인 현금, 그 중에서도 달러화를 확보해두려는 기업이 늘어난 셈이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달러를 팔고 환율이 쌀 때(원화 강세) 달러를 사던 개인들도 지난달엔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외화예금을 늘렸다. 이 때문에 달러화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59억2000만 달러(10.1%) 증가한 644억6000만 달러로 늘었다.

유로화예금 잔액도 전달보다 5억5000만 달러(17.7%)나 늘어난 36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예금 급증은 3월 중순 국내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마진콜에 시달렸던 것과 연관이 있다. 당시 유로스탁스50을 비롯한 해외지수 급락으로 증권사들엔 ELS 관련 추가 증거금 납부요청(마진콜)이 엄청난 규모로 발생했고, 실제 이 자금이 해외 금융기관으로 빠져 나갔다. 하지만 이후 3월 말 주가지수가 다시 회복되자 증권사들은 납부했던 증거금 일부를 회수하게 됐다. 이렇게 회수된 증거금이 여전히 증권사의 유로화예금 계좌에 남아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더 안정돼 추가 마진콜 발생 가능성이 작아지면, 증권사들이 이 유로화예금을 빼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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