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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심 폭력조직 난투극···시작은 "X아치짓 마라" SNS조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벽 시간 도심 한복판에서 집단으로 난투극을 벌인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 2017년 8월 4일 오전 3시30분쯤 대전시 서구 월평동 식당가 한 골목에 그랜저 등 차량 3대가 제네시스로 추정되는 승용차 1대를 앞뒤로 가로막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세력 확장과 이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라며 사건 현장 주변을 탐문하는 한편 조폭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지난 2017년 8월 4일 오전 3시30분쯤 대전시 서구 월평동 식당가 한 골목에 그랜저 등 차량 3대가 제네시스로 추정되는 승용차 1대를 앞뒤로 가로막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세력 확장과 이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라며 사건 현장 주변을 탐문하는 한편 조폭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대 폭력조직원을 집단 폭행한 혐의(공동상해 등)로 대전지역 폭력조직 A파 조직원 B씨(22) 등 8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B씨 등과 맞서 싸운 폭력조직 C파 조직원 D씨(24) 등 8명은 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대전경찰청, 폭력조직 A파 조직원 8명 구속 #지난달 3일 새벽 대전 서구 괴정동서 패싸움 #경찰, 대전지역 폭력조직원 200여명 관리중

B씨 등은 지난달 3일 오전 2시30분쯤 대전시 서구 괴정동의 유흥가 앞에서 C파 조직원들을 집단으로 폭행해 전치 2~3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20대 초반~중반인 A파 조직원들은 견제세력인 C파 조직원 중 한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들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보고 “한 번 손봐줘야겠다”며 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C파 조직원은 SNS에 자신보다 나이가 2~3살가량 많은 A파 조직원을 상대로 “X야치짓 그만해라”며 반말과 조롱 섞인 글을 올렸다고 한다.

폭력 현장을 목격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조직원들은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 경찰은 인근에 설치된 방범용 폐쇄회로TV(CCTV) 영상 분석과 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B씨 등의 신원을 확인하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이 시민 불안을 가중하고 공공의 안전을 저해한다고 판단, 폭력에 가담한 B씨 등 A파 조직원 8명을 모두 구속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8명 중 7명은 지난달 19일 이뤄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그대로 잠적했다.

경찰은 끝까지 출석요구에 불응한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영장 실질심사 없이 영장을 발부받았다. C파 조직원 8명은 A파 조직원의 폭력에 대응했다는 이유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전지역 양대 폭력조직인 A파와 C파는 평소에도 세력다툼으로 자주 충돌했으며 세 과시를 위해 20대 초반 조직원간 폭행도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조직원 수가 각각 70~80여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관리하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대 폭력조직원을 폭행해 전치 2~3주의 부상을 입힌 대전지역 폭력조직원 8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신진호 기자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대 폭력조직원을 폭행해 전치 2~3주의 부상을 입힌 대전지역 폭력조직원 8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폭력조직 간 다툼은 시민과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며 “앞으로 폭력조직의 자금원을 차단하는 데 경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8월에도 대전시 서구 월평동의 식당가 골목에서 A파와 C파 조직원간 집단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 7명이 구속되고 13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영업구역과 유흥업소 관리 등을 놓고 다툼을 벌이던 두 조직은 당시 골목에서 야구방망이로 차량을 부수고 상대 조직원을 폭행, 시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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