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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에 빠진 ‘만화의 나라’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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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카카오재팬의 만화플랫폼 픽코마에서 연재 중인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왼쪽)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네이버 웹툰의 ‘여신강림’. [사진 카카오·네이버]

카카오재팬의 만화플랫폼 픽코마에서 연재 중인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왼쪽)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네이버 웹툰의 ‘여신강림’. [사진 카카오·네이버]

다른 차원의 세계에 사는 주인공은 ‘마물(괴물)’을 사냥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보잘것없는 실력 탓에 부상을 달고 다닌다. 상급 마물을 맞닥뜨린 죽음의 순간, 그에겐 실력을 키울 기회가 주어진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에 나오는 장면이다. 같은 제목의 웹 소설을 만화로 옮겼다.

‘나 혼자만 레벨업’ 100만명 넘게 봐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서 1위 #네이버 라인 웹툰도 앱 매출 톱 #‘여신강림’은 미국서도 인기몰이

이 작품은 지난해 3월부터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일본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누적 독자는 10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베스트 웹툰’ 1위에 올랐다. 월간 거래액(지난달 기준)은 9886만3841엔(약 11억원)이었다. 1화당 요금이 61엔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162만 건의 결제가 이뤄졌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무료로 볼 기회가 제공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결제하는 ‘충성 독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카카오재팬 매출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카카오재팬 매출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국산 웹툰 플랫폼이 일본·미국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해 4분기 일본에서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카카오가 19일 밝혔다. 지난해 전체 거래액은 2018년보다 2.3배 늘었다. 카카오재팬의 매출은 2016년 30억원에서 지난해 716억원으로 상승했다.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서비스인 라인 웹툰은 지난해 일본에서 비게임 부문 애플리케이션(앱) 매출 중 1위(앱애니 집계)에 올랐다. 일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를 합쳐서 지난해 만화 앱 월간 사용자 수(MAU) 1위도 달성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11월 MAU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프랑스에선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MAU는 6000만 명이 넘는다. NHN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3400만 건(지난해 11월)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만 1820만 건이 다운로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2019 해외 콘텐츠 시장 분석’)에 따르면 올해 일본 만화시장은 41억200만 달러, 미국은 11억400만 달러로 추정된다. 만화시장 규모로 보면 일본이 세계 1위, 미국이 2위다. 일본과 미국에선 종이만화를 디지털로 그대로 옮긴 ‘디지털 코믹’이 주류를 이룬다. 한국 웹툰(K웹툰)은 현지 시장에서 색다른 개성을 선보이고 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검증된 K웹툰이 픽코마를 통해 일본에서도 현지 작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픽코마에서 서비스하는 작품 중 웹툰은 277개고 하루 거래액은 3196만엔이다. 일본 독자들이 유료로 결제하는 작품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네이버 웹툰의 ‘여신강림’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라인 웹툰 인기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일 네이버 웹툰 ‘신의 탑’은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됐다. 이 작품은 미국의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딧에서 주간 애니메이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의 만화시장은 전통적 출판에 의존하고 디지털 세대에게 맞는 시장이 작았다. 그 때문에 우리 (웹툰) 플랫폼이 진출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플랫폼이 (해외에서) 디지털 세대의 만화 소비층에 관심을 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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