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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라오보다 잘나가던 훠궈집 어디로 사라졌나

중앙일보

입력

중국 훠궈 브랜드하면 대다수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은 하이디라오(海底捞)일 것이다. 하이디라오는 지난해 169억 6900만위안(약 2조 9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8년 상장 후 1년 여간 시가총액이 1900억 홍콩달러까지 수직 상승했다.

10년 전 중국 훠궈 1인자 '샤오페이양' #해외 진출 노리다가 중국 내 입지 하락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중국의 훠궈 1인자는 하이디라오가 아니라 샤오페이양(小肥羊)이었다. 2008년, 하이디라오가 이름도 알리기 전 샤오페이양은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0년 현재, 훠궈 대표 브랜드로 세계를 주름잡는 주인공은 하이디라오이며, 샤오페이양 브랜드는 점차 퇴색하고 있다. 왕년의 일인자 샤오페이샹은 왜 종적을 감추게 된 것일까.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No.1 샤오페이양의 전성기 

샤오페이양은 1999년 처음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매일 저녁 테이블 회전을 5번 할 만큼 장사가 잘 됐다. 2002년에는 3일에 한 번 꼴로 신규 매장을 열었다. 일일 매출은 17만 위안에 달했고, 연간 27억 위안(약 465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4년 샤오페이양 매장 수는 721개에 다다랐다. 중국 내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은 수였다. 43억 3000만 위안으로 중국 요식업계100강 기업 매출 2위에 올랐다.

2006년 6월, 사모펀드 두곳으로부터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중국 국내 요식업계에 해외자금의 물꼬를 튼다. 2년 뒤인 2008년 6월, 홍콩 거래소 메인보드에 상장, 홍콩에 상장한 최초의 중국 본토 요식업체라는 기록을 세운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No.2 외국자본 개입 이후 하락세

2009년, KFC, 피자헛의 모기업인 얌브랜드(百胜集团바이성)가 기존 외국계 사모펀드로부터 주식을 매입하며 샤오페이양의 2대 주주에 등극한다. 샤오페이양 창시자 장강(张钢)은 샤오페이양이 KFC나 피자헛처럼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경영진을 설득해 주식 보유량을 줄인다. 이어 2012년 얌브랜드가 샤오페이양의 대주주가 된다.

하지만 장강의 예상과 달리, 얌브랜드 인수 후 샤오페이양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얌브랜드는 관리상의 어려움과 업무 표준화를 위해 가맹점을 대폭 정리했다. 721개 매장을 321개의 절반으로 줄였다.

한편, 주식 보유량이 줄어든 기존 경영진은 발원권이 약해진 반면, 해외 관리팀이 득세하며 내부 갈등도 심해졌다. 결국 2013년 얌브랜드가 샤오페이양 주식 전부를 인수하면서, 창업팀은 회사를 떠나게 된다.

샤오페이양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의 훠궈업계는 빠르게 발전하면서 다른 새로운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렇게 왕년의 1위 샤오페이양은 대중의 시선 밖으로 사라진다.

[사진 foodaily.com]

[사진 foodaily.com]

No.3 다른 활로의 탐색 

중국 내 1위에서 밀려난 샤오페이양은 해외 진출에 공을 들였다.

앞서 2003년, 샤오페이양 미국 1호점이 로스엔젤레스에 문을 열었다. 해외에 진출한 샤오페이양은 2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훠궈세트를 제공하는 ‘친서민 전략’으로 외국 시장을 사로잡았다. 표준화되고 특색있는 맛은 외국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얌브랜드 인수 후인 2017년, 샤오페이양은 빠르게 해외 매장을 확장해 나갔다. 하루에 최대 30개 매장을 새로 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리틀쉽(Little Sheep Hot Pot샤오페이양)은 미국에서 하이디라오 못지 않게 유명한 훠궈집이 됐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2019년 연말 기준, 샤오페이양의 매장수는 310개로, 가맹점은 290곳, 직영점은 20개로 집계됐다. 해외 진출을 위해 외국자본을 끌어들였지만, 오히려 중국 내 명성은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미국에서는 유명하다지만 본토 중국에서의 입지가 줄어든 지금의 상황이 어쩐지 좀 아이러니하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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