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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식당] '마약 초장'에 비벼먹는 막회의 맛 '영덕회식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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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과메기 한 쌈. 김 두 장을 겹친 다음 다시마, 꼬시래기 등의 해초를 올리고 마늘, 쪽파, 과메기, 초장을 함께 싸먹으면 소주를 부르는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과메기 한 쌈. 김 두 장을 겹친 다음 다시마, 꼬시래기 등의 해초를 올리고 마늘, 쪽파, 과메기, 초장을 함께 싸먹으면 소주를 부르는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올해 50대가 된 아재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다. 건강을 위해 피트니스 클럽도 열심히 가고, 하루에 1만보 이상을 걷지만 별로 날씬하진 않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재의 최애 맛집은 가성비 좋은 노포다. “가격은 저렴한데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킬 정도면 믿고 먹을 만한 맛집이 아닌가”라는 게 아재의 주장이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 아재와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아재의 식당을 과연 요즘 젊은층도 좋아할까. 그래서 25살의 뽀시래기 한 명이 아재의 식당에 동행하기로 했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 외관. 33년 구력이 느껴진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 외관. 33년 구력이 느껴진다.

오늘 아재와 뽀시래기가 찾아간 충무로 뒷골목의 ‘영덕회식당’은 33년의 구력을 자랑한다. 점심 메뉴는 회덥밥(7000원)과 물회밥(1만원·여름한정). 술안주로는 막회, 과메기, 문어숙회가 전부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메뉴판. 물회밥은 6월부터 10월까지 판매하는 여름철 메뉴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메뉴판. 물회밥은 6월부터 10월까지 판매하는 여름철 메뉴다.

실내가 작아서 점심보다는 집밖에 간이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벌이는 저녁 장사에 손님이 더 많이 몰린다. 인기 메뉴는 두툼하게 저민 청어·가자미회에 다양한 채소를 넣고 ‘마약 초장’에 비벼먹는 막회다. 이집 초장은 먹방 블로거와 유튜버들 사이에서 '합법적 마약'이라고 불릴 만큼 중독성 있는 맛으로 유명하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인기 초장. 자꾸 생각나는 맛이라고 해서 먹방 블로거와 유튜버들 사이에선 '마약 초장'으로 불린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인기 초장. 자꾸 생각나는 맛이라고 해서 먹방 블로거와 유튜버들 사이에선 '마약 초장'으로 불린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인기메뉴인 막회. 3분의1정도 남겼다가 참기를 몇 방울 떨어뜨려 공기밥과 비벼먹는 맛도 쏠쏠하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인기메뉴인 막회. 3분의1정도 남겼다가 참기를 몇 방울 떨어뜨려 공기밥과 비벼먹는 맛도 쏠쏠하다.

술안주로 어느 정도 집어 먹다가 3분의1쯤 남았을 때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린 공기 밥과 비벼먹는 맛도 쏠쏠하다. 강구 출신의 입담 좋은 여 사장님이 테이블마다 돌며 막회와 공기밥을 직접 비벼준다.
주변 인쇄영업소들이 모두 문을 닫는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데, 이는 오래된 약속 때문이다. 격주 토요일마다 이곳에선 경북고등학교 출신들의 조촐한 동문 식사회가 열린다. 보통 30명 쯤이 모이는데 모두 머리가 하얀 70~80대들로 벌써 20년이 넘게 열리고 있는 모임이라고 한다 때문에 토요일 점심식사를 하려면 달력의 빨간 동그라미를 피하거나 식사모임이 끝나는 오후 2시쯤 가는 게 좋다. 단, 요즘은 코로나19로 모임을 쉬고 있다고 한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회덮밥. 여름철 점심메뉴로는 '물회'가 있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회덮밥. 여름철 점심메뉴로는 '물회'가 있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과메기. 과메기를 싸먹을 수 있도록 김과 다시마, 꼬시래기를 함께 내준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과메기. 과메기를 싸먹을 수 있도록 김과 다시마, 꼬시래기를 함께 내준다.

아재와 뽀시래기는 이번엔 점심 뿐 아니라 저녁에도 영덕회식당을 찾았다. 점심에 뽀시래기가 좋아하는 과메기와 회덮밥을 먹었는데, 이집의 대표메뉴인 막회를 못 먹은 게 아쉬워 저녁에도 찾아간 것.
저녁 8시쯤 주변 영업점들의 불빛이 모두 꺼지고 밖에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비닐을 친 영덕회식당의 모습은 까만 밤하늘에 뜬 풍선처럼 푸근하고 또 신기했다.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밤풍경.

'아재의 식당'에서 찾아간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밤풍경.

아재의 식당

 가성비 높은 노포를 좋아하는 평범한 50대 아재와 전통의 옛날 맛집은 잘 모르는 25살 젊은이가 함께하는 세대공감 맛집 투어 콘텐트입니다. 두 사람이 매주 찾아가는 식당은 아재의 개인적인 선택이며, 해당 식당에는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고 평범한 손님으로 찾아가 취재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가성비 높은 맛집이 있다면 추천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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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영상 촬영·편집 전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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