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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자제령속 부인의 신사참배 스캔들…아베 "내가 허락했다"

중앙일보

입력

일본 국민들 사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한 경계감이 급속히 확산된 지난 3월 중순 부인 아키에(昭惠)여사가 규슈지방의 신사를 참배해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국회에서 ‘사전에 내가 허락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밀폐공간 아니다.미리 조심시켰다"해명 #"공식적인 외출자제 요청 전이었다"고도 #"의원들도 지역구 다녔다"발언 논란 예상

17일 일본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다.

지난 2017년 유럽을 함께 방문한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7년 유럽을 함께 방문한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 최신호에 따르면 아키에 여사는 지난달 15일 단체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규슈지방 오이타(大分)현에 있는 우사(宇佐)신궁을 참배했다.

신사를 참배하기 바로 전날 아베 총리는 신종 코로나 대책과 관련한 두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사태 선포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경계를 풀 수 없다"며 국민들에게 외부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논란이 커졌다.

17일 야당의원에게서 관련 질문을 받은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가 반드시 피하라고 강조하고 있는 밀폐공간,밀집공간,밀접접촉) 3밀(密)을 피하도록 확실히 조심하라고 (아키에 여사에게)미리 말을 해뒀다”며 아키에 여사의 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국민들에게 정식으로)불필요한 외출자제를 요청하기 전이었다”,"감염확대 방지를 위해 충분히 주의해 행동했다”고 해명했다.

아베 총리는 해명 도중 "(아키에 여사가 신사를 참배했을 때는)국회의원들도 지역구에 다녔다"고 말했는데, 국회의원들의 공무와 총리 부인의 사적인 참배를 동일시한 발언으로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카모토 미쓰노리(岡本充功·국민민주당) 의원="오이타에 간 총리 부인 관련 사안에 대해 미리 알고 계셨나."

^아베 총리="보도된대로 단체투어에 참가한 건 아니고, 참배만 했다. 해당 단체와는 참배때만 합류했고, 관광은 하지 않았다.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주말 외출자제를 요청한 3월 25일보다 이전이었고, 내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정식으로)요청한 것은 28일이었다. 사전에 본인으로부터 얘기를 들었지만, ‘3밀’이 되지 않도록 신경쓰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부인 아키에 여사. [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부인 아키에 여사. [AP=뉴시스]

^오카모토="부인이 도쿄이외의 지역을 방문한 사례는 3월15일 이후엔 없나."

^아베="당장 답변하기는 어렵지만,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말한 (지난달 28일)이후엔 도쿄도 밖으로 나간 것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이타에 갔던 단계에선)국회의원 여러분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지역에 다니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카모토="그건 지역구에 일 때문에 가는 것이고, (부인의 경우엔) '3밀(密)'을 직접 자신이 만든 것이 문제가 된 것 아닌가.”

^아베="신사 참배는 (3밀중)'밀폐'에는 해당되지 않고, 사람이 모이긴 했지만 밀접공간이었는지는 또다른 얘기다. (오이타에 갔을 때와)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지금은 우리당(자민당)당원들도 지역에 직접 가서 의견을 듣지 않고 전화로 하고 있다. “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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