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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마이바흐, 8개월간 6개국 돌고돌아 평양 밀반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차량. 사진은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인 지난해 2월 28일 김 위원장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차량. 사진은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인 지난해 2월 28일 김 위원장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차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차량 2대가 최초 구입 시점인 2018년 2월부터 장장 8개월에 걸쳐,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6개국을 돌고 도는 방식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외신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사치품으로 분류돼 북한 수출이 금지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2월 8일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 영상에서 김 위원장 뒤로 렉서스 고유의 'L'자 엠블럼을 단 검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포착됐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2월 8일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 영상에서 김 위원장 뒤로 렉서스 고유의 'L'자 엠블럼을 단 검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포착됐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마이바흐 외에도 외부 일정에서 잇따라 포착된 검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렉서스 LX570 모델 차량도 거론됐다. 렉서스 LX570은 2017년 8월 이후 생산된 모델로, 렉서스 측은 사륜구동의 5.7ℓ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라고 답변했다고 대북제재위는 설명했다. 이밖에 보드카와 위스키, 코냑, 와인 등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대북반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지적했다.

이는 미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지난해 7월 분석한 내용을 공식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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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으로 밀반입된 마이바흐 S600 2대를 최초 구입한 곳은 이탈리아 외장업체 ‘유로피언 카스 & 모어, S.R.L.’였다. 이 업체는 2018년 2월 독일 공장에서 차량들을 가져와 이탈리아에서 최초 등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방탄 마이바흐’ 차량의 식별번호는 WDD222 1761A355444와 WDD2221761A356398였다. 4개월 뒤 동일한 식별번호의 차량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컨테이너에 적재됐다. 북한과 접촉한 사례가 있는 또 다른 이탈리아 물류업체가 선적을 맡았다.

판매계약서에 ‘마이바흐 2대 12억원’ 기재…대당 6억원꼴

마이바흐가 적재된 선박의 행선지는 중국 다롄 항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탁인은 두 차례 바뀌었고 다롄 항만 측은 선박에 실린 차량의 환적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대북제재위는 설명했다. 이후 수탁인은 일본 오사카 업체(Zuisyo)로 변경됐고, 차량은 다시 오사카로 이동했다. 당시 7월 1일 자 이탈리아 물류 업체와 오사카 업체 간 판매계약서에는 ‘메르세데스 S600 세단 롱가드 VR 9’ 2대의 가격으로 90만 유로(약 12억원)가 기재됐다. 대당 6억원꼴이다.

차량을 실은 선박은 8월 31일 오사카항에 도착했다가, 태풍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9월 27일 오사카항을 출항해 부산으로 향했다.

컨테이너는 부산항에서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로 옮겨져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향했다. DN5505호는 10월 초 부산항을 출항했다가 곧바로 종적을 감췄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것이다. 나훗카 항은 당시 DN5505호의 입항 기록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북제재위는 10월 5일께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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