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비상' 기업들 "주차비도 아깝다"···렌트 대신 카셰어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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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 서비스 쏘카. 사진 쏘카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 사진 쏘카

제지업체 A사는 최근 장기렌트 하던 법인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바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출장∙외근 빈도가 현저히 줄었는데 장기렌트는 주차장에 세워놓기만 해도 월 고정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월 렌트비·보험료 또는 직원들이 자기 차를 쓰고 주유비를 지원해 준다든가 하는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고정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기업마다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자산 매각에 이어 임차료∙통신비, 각종 렌탈비까지 감축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차량의 경우 기업들은 보통 임직원의 출장∙외근용으로 장기렌트 또는 리스를 하는데 최근 ‘법인 카셰어링’을 알아보는 빈도가 늘고 있다.

17일 쏘카에 따르면 3월 들어 쏘카의 법인 카셰어링 서비스인 ‘쏘카 비즈니스’에 대한 가입 문의가 2월에 비해 40%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그랩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달식을 가졌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그랩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달식을 가졌다. 사진 현대자동차

고정비·유류비 등 안 나가니 비용 절감

쏘카 자체 분석에 따르면 준중형 세단 아반떼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 월 16회, 주행거리 1600㎞를 이용하던 것을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그 절반인 월 8회, 주행거리 800㎞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카셰어링이 장기렌트에 비해 약 83%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렌트는 월 렌트비와 보험료 등 고정비 50만원에 유류비∙주차비 등 변동비가 코로나 이전 25만원에서 코로나 이후 17만5000원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한 것이다. 카셰어링은 16회(1600㎞)에 60만원, 8회(800㎞) 35만원으로 계산이 단순하다.

이처럼 차를 이용할 때만 돈을 낸다는 점 이외에도 임직원 이동 관리 및 교통비 영수증 처리 등 지출 관리가 용이한 점, 이용 직원뿐 아니라 회사 전체에 복지 일환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 등이 법인 카셰어링 서비스의 장점이다.

독일 차량공유 스타트업 클레버셔틀의 수소전기차가 함부르크의 한 주차장에 서 있다. 김도년 기자

독일 차량공유 스타트업 클레버셔틀의 수소전기차가 함부르크의 한 주차장에 서 있다. 김도년 기자

하지만 단점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용하고자 하는 지역 쏘카존에 원하는 차량이 충분히 있는지 여부, 고정비는 직원 출장보다 임원차가 많이 들어가는데 정작 임원들은 기사가 있는 차량을 선호하는 등 가격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법인 카셰어링 늘어날까
코로나 이후 법인 카셰어링 수요가 늘면서 그린카와 일부 렌터카 업체들도 법인 카셰어링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2016년 출범한 ‘쏘카 비즈니스’는 현재 약 2만2000개의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기업 이외에도 해군·고용노동부·코트라 등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출장 및 외근에도 활용되고 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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