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발행액 16%는 인프라 비용…감세가 나을 수도

중앙선데이

입력 2020.04.18 00:21

업데이트 2020.04.18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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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2호 02면

각 지자체가 앞다퉈 ‘비장의 카드’로 꺼내들고 정부가 지원사격에 나선 지역화폐가 코로나19발 지역경제 침체를 막는 데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경기도처럼 모든 거주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이를 지역 내에서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면 일정 수준 긍정적 효과가 따른다고 보지만, 지역화폐 자체를 만능열쇠처럼 맹신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정부나 각 지자체가 지역화폐 사업에 몰두하느라 꼭 필요한 데 충분한 재정을 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외출 자제로 집 밖 소비 어려워
소비자 인센티브도 지자체 부담
타격 큰 TK 광역 지역화폐 없어

지역화폐는 우선 발행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다. 모바일과 카드 형태로 발행할 땐 지자체가 민간 제휴 업체에 수수료를 줘야 하고, 지류 형태로 발행하더라도 인쇄비가 든다. 통상 총 발행액의 최대 16%가 발행 인프라 구축에 들어간다. 지자체가 이를 부담하다가 모자라면 국비 지원으로 충당하는 수밖에 없다. 지역화폐가 지역민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사용 금액의 일정 %를 환급) 역시 지자체 부담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거나 외면한다면 지역, 나아가 국가 재정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 지난해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치(51.4%)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15% 안팎의 일부 지자체에서 수십억원어치 지역화폐를 발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광역·기초단체장 입장에서는 민심을 의식해 선심성으로 발행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껏 수백억원을 들여 지역화폐를 발행했는데 실제 구매액은 이에 크게 못 미쳐 발을 동동 구르는 지자체도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검증이 덜 됐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국회에 낸 추경안 예비심사보고서에서 “지역화폐 사업이 수행된 지 3년여 밖에 안 돼 경기 부양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와 지역경제에 타격이 큰 대구·경북은 광역 단위 지역화폐가 없고, 광역 내 기초 지자체의 지역화폐 발행 또한 다른 지역보다 적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진행 중인데 지역 내 오프라인 가맹점 일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만으로 상권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역화폐에 의존하기보다는 추가적인 감세 정책을 고려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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