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일등공신 '경희궁자이'···배현진은 '헬리오시티'였다

중앙일보

입력 2020.04.17 18:15

업데이트 2020.04.18 00:46

21대 총선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의 지역 공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개표 결과, 이 위원장은 58.3%를 얻어 1만 7308표(18.4%포인트) 차이로 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39.9%)를 이겼다. 이 위원장은 사직·평창동을 제외한 종로구 전 지역에서 황 전 대표를 앞서면서 종로 표심을 두루 얻었다.

종로구에서 주거지가 집중된 지역인 종로구 동쪽 창신1·2·3동과 숭인1·2동은 종로구 전체 선거인 수의 23%가 밀집한 곳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하자마자 이곳(창신동 대형마트)부터 찾았다. 14일 마지막 유세 때도 이 지역(숭인동)을 찾아 한 표를 호소했다. 주거 형태는 중·소형 평수 아파트와 다가구 주택이 많다. 이 지역에서 이 위원장은 1만 2647표를 얻어 ‬‭6825표를 얻은 황 전 대표를 크게 이겼다.‬

4·15 총선 서울 종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시민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4·15 총선 서울 종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시민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종로구 서쪽 끝자락인 교남동도 양 후보측이 집중 공략한 지역이었다. 교남동은 원래 소형 서민 가옥과 오래된 상가가 중심이었다. 그런데 2017년 2월 2500세대 규모의 경희궁자이 아파트(33평형 1채 매매가가 16억원 수준)가 들어서면서 인구 구성 등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일각에선 이 곳에선 이 위원장이 열세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역전승을 노렸던 황 전 대표 측도 이곳에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교남동 선거인 8311명 중 6174명이 투표한 결과를 분석해 보니, 3406표를 받은 이 위원장이 2599표를 받은 황 전 대표를 807표 차로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월 경희궁자이 33평형대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다. 익명을 원한 경희궁자이 A 주민은 “우리 아파트에서 대선 후보를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황 전 대표는 대학생·직장인 주거지가 많은 혜화동에 전셋집을 얻으며 공세를 폈지만 혜화동 투표수 9675표 중 3667표를 얻어 5666표를 얻은 이 위원장에 1999표 차로 밀렸다.

최재성 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서울 송파을에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 표심이 당락을 좌우했다. 선거 결과를 보면 송파을은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1만 4937세대)·아시아선수촌아파트(1356세대)가 있는 잠실2·3·7동은 보수 세가 강했다. 반면 빌라촌이 많은 잠실본동·삼전동·석촌동은 진보성향 유권자가 많아 표심이 지역별로 엇갈렸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종로 개표 결과. 그래픽=신재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 종로 개표 결과. 그래픽=신재민 기자

캐스팅 보터는 가락1동 헬리오시티(9510세대)와 문정2동 올림픽훼미리타운(4494세대)이었다. 배 후보는 가락1동에서 3151표, 문정2동에서 2078표를 더 받아 최 후보에 이겼다. 두 후보 간 전체 격차인 6309표(4.4%포인트) 대부분을 두 지역에서 벌린 셈이다. 2018년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헬리오시티는 선거인 수가 2만1273명으로 송파을 유권자의 10%에 달하지만 제대로 표심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 배 후보 측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맞춤 공약으로 실버케어센터 백지화, 탄천 둘레길 조성 등을 내놓으면서 이곳 주민 표심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2018년 재선거에선 문정2동 유효투표 1만4461표 중 최 후보가 7347표로 배 후보(4691표)에 앞섰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바뀌었다. 최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와 드라이브스루 설치 등 각종 악재에 석패했단 평가가 많다.

배현진 통합당 송파을 후보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들과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배현진 통합당 송파을 후보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들과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인천 연수을에선 정일영 민주당 후보가 민경욱 통합당 후보를 2983표(2.3%포인트) 차로 눌렀다. 지역별 득표 현황을 보면 연수을은 크게 송도와 송도 외 지역의 표심이 크게 갈렸다. 정 후보는 동춘1·2동과 옥련1동 등 송도 이외 지역에서 1539표를 더 얻었다. 반면 신도시 지역인 송도(1·2동)에선 민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유효투표 3만 8441표 중 민 후보는 1만6611표, 정 후보는 1만5508표로 민 후보가 1103표를 더 얻었다.

허영 민주당 후보는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 3선에 도전한 김진태 통합당 후보를 9634표(7.4%포인트) 차로 꺾었다. 허 후보가 석사동(2만6850명)과 퇴계동(3만5217명) 등 선거인 수가 많은 두 지역에서 김 후보를 4540표 차로 이긴 것이 승리 요인이었다. 춘천교육대학교와 강원대가 위치한 이 지역 유권자들이 김 후보에게 표를 덜 줬단 분석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송파을 개표 결과. 그래픽=신재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 송파을 개표 결과. 그래픽=신재민 기자

성남분당갑에서 승리한 김은혜 통합당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반발로 김병관 민주당 후보가 30평형대 아파트가 많은 서현1·2동 및 이매1·2동에서 2704표로 뒤진 것이 낙선의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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