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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집행위원장, 온라인 개최 일축하며 "'기생충'을 기억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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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5일(현지시간)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주연 배우 송강호가 칸영화제 폐막식 레드카펫에서 군중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5월 25일(현지시간)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주연 배우 송강호가 칸영화제 폐막식 레드카펫에서 군중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기생충’을 기억하자.”

칸국제영화제 티에리 프레모(60) 집행위원장이 ‘코로나 사태’ 속 올해 영화제의 온라인 개최 가능성을 일축하며 이렇게 말했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피가로’와 인터뷰에서다. 이튿날 오전 칸영화제는 원래 예정했던 올해 초청작 발표 대신 이 인터뷰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코로나19 피해 극심 프랑스 #7월까지 대규모 행사 금지 #칸영화제 "다른 방식 고민, #온라인 개최는 안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다음 달이던 개막 시기를 6월 말 또는 7월 초로 미뤘던 칸영화제는 지난 13일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소 7월 중순까지 대규모 축제‧행사를 막겠다고 발표하며 개막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5월 21일 '기생충'이 최초 공개된 제72회 칸영화제 공식 상영 현장에서 왼쪽부터 출연 배우 박소담, 이정은, 송강호가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과 함께 레드카펫에 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5월 21일 '기생충'이 최초 공개된 제72회 칸영화제 공식 상영 현장에서 왼쪽부터 출연 배우 박소담, 이정은, 송강호가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과 함께 레드카펫에 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후 칸영화제는 “7월 개최가 더는 선택지가 아님을 인정한다”면서 “영화제가 올해 원래 형태로 치러질지 가정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과 다른 방식을 고민 중이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비공식 부문인 감독주간, 비평가주간 등은 개최를 공식 취소했다.

그럼에도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15일 피가로에 “디지털 영화제는 우리의 의도도, 전통도, 믿음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칸은 축제이자, 모임, 집단적 판단, 영향력이다. 상영들, 갈채들, 휘파람과 나머지 모든 것들이다. 이 모든 것의 부가가치는 대체될 수 없다”면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언급했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에서 첫 공개해 호평 속에 황금종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열광시키며 올해 아카데미 4관왕까지 차지했다.

9월 개최 희망, 마스크 레드카펫 고려

지난해 '기생충'의 칸영화제 공식 상영 레드카펫에서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을 취재진과 영화 관계자들이 에워싸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기생충'의 칸영화제 공식 상영 레드카펫에서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을 취재진과 영화 관계자들이 에워싸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다만 영화를 사고파는 필름마켓의 경우 올해 처음 디지털 거래장을 시도한다고 밝혔다.

15일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 따르면 칸영화제는 “가을 정상 개최를 최우선적으로 희망하고” 있다. 매해 9월 열리는 베니스영화제 등 유럽의 타 영화제들과 협업 가능성도 열어 놨다.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마스크 착용 레드카펫 행사 등도 고려한다”고 피가로에 밝혔다.

작품 선정 예정대로, 6월 말께 발표하나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반도'는 한반도가 좀비 바이러스로 뒤덮혔던 '부산행' 이후 4년, 폐허에 남겨진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에 이어 올해 칸영화제 초청이 유력하다고 점쳐졌다. [사진 NEW]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반도'는 한반도가 좀비 바이러스로 뒤덮혔던 '부산행' 이후 4년, 폐허에 남겨진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에 이어 올해 칸영화제 초청이 유력하다고 점쳐졌다. [사진 NEW]

칸영화제는 올해 이미 전 세계 영화들의 출품 및 초청작 선정 과정을 진행해왔다. 이런 선정작이 영화제가 연기한 개최 일정에 앞서 극장에서 개봉할 경우 ‘칸영화제 공식 선정작’ 마크를 붙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간 모든 초청작은 칸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돼야 한다는 ‘프리미어 원칙’을 강조해온 바다. 올해는 특수 상황인 만큼 이런 규정을 완화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칸 2020’이란 레이블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이 레이블은 우리가 그 영화를 홍보하고 가을 개최란 복잡한 상황 속에서 계속해서 그 작품과의 끈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면서 “우린 전 세계에서 훌륭한 영화들을 출품받았고 그 영화들이 존재하고 관객을 찾도록 돕는 것이 우리 의무이자 바람”이라 했다.

또 “작품 선정은 멈춘 적이 없고 우린 그 영화들을 6월 말까지 지켜볼 것”이라며 그즈음 공식 초청작이 발표될 가능성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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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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