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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역성장' 중국 1분기 성장률 -6.8% 기록…한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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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사회 건설을 위해 2020년 GDP가 2010년의 2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연간 5.6% 성장이 필요하다. 중앙포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사회 건설을 위해 2020년 GDP가 2010년의 2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연간 5.6% 성장이 필요하다. 중앙포토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충격으로 28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10년 전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구가했던 세계 2위 경제국이 전염병 확산에 맥없이 고꾸라졌다. 중국 경제가 무너질 경우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올해 한국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92년 통계 발표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 #전국 봉쇄령에 공장 일시 중단…경제 파장 #FT "중국 쓰러질 경우 한국에 타격 가장 커" #중국GDP 1% 당 한국GDP 0.35% 감소 예상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0조6504억 위안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8% 감소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마이너스(-)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 성장률을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래 처음이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이 마지막이었다.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앞서 중국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과 언론 매체 상당수는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20명 중 18명이 1분기 중국 GDP가 3~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1분기 GDP가 지난해 1분기 대비 6.5% 감소할 것으로 봤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7일 낸 투자자용 보고서에서 중국 1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마이너스 9%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가 2019년(6.1%) 수준인 6% 내외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봤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통제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 회복은 더 느려질 것이라고 봤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 우한의 진인탄 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 우한의 진인탄 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의 지표 발표 후에도 아시아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0.66%, 1.56%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3.15% 오른 1만9897.26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3.09% 오른 1914.53에 거래를 마쳤다. 대만과 인도 증시도 1~2% 상승 마감했다. 중국의 1분기 성적표가 '사상 첫 역성장'이긴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소비·생산·투자 지표 모두 코로나19 충격에 휘청였다. 소비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소매판매는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1분기 대비 19.0% 감소했다. 1분기 산업생산은 지난해 1분기 대비 8.4% 줄었다. 산업생산은 제조업·광업·유틸리티 부문의 생산량을 측정하는 지표다. 1분기 고정자산 투자는 8조4145억 위안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6.1% 감소했다.

2020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2020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1분기 전체 소비·생산·투자 지표는 1~2월 보다는 다소 나아진 것이다. 지난달 발표된 올해 1~2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5%, 산업생산은 13.5%, 고정자산 투자는 24.5%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코로나 19 발병에도 1분기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은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했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한국 경제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간접적 영향 외에도 중국 경제 둔화로 받게 될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홍콩을 제외하면 중국과 가장 인적교류가 많은 나라이며, 중국 수출의존도가 25%에 달한다”며 “먼저 중국의 산업생산이 위축되면서 한국의 중간재 수출 둔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3일 코로나19의 진앙 우한에 대해 취해진 봉쇄 조치가 두 달 반 만인 지난 8일 풀렸다. 그러나 우한시 당국은 주택단지 폐쇄관리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코로나 2차 폭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지난 1월 23일 코로나19의 진앙 우한에 대해 취해진 봉쇄 조치가 두 달 반 만인 지난 8일 풀렸다. 그러나 우한시 당국은 주택단지 폐쇄관리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코로나 2차 폭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금융그룹 ING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GDP가 1% 떨어질 경우 각국 GDP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는데, 조사 대상인 24개국 중 1위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중국 GDP 1%당 한국 GDP는 0.35%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어림잡아도 한국 GDP가 2.38% 수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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